뽀송뽀송한 詩로 노래한 육아일기

입력 2013-07-02 17:10   수정 2013-07-22 17:48

문혜진 씨 '사랑해 …' 출간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세상에 대해 날이 서 있었죠. 육아를 통해서 사람들의 본능과 성정을 이해하게 됐고, 조금은 넓고 풍부해진 것 같아요. 아기의 투명한 눈빛과 살결 같은 여리고 순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서 모성에서 저절로 흘러넘치는 언어를 담았습니다.”

시집 《질 나쁜 연애》《검은 표범 여인》에서 여성적 관점으로 거친 야성과 강렬한 일탈을 노래했던 문혜진 시인(사진)이 아기 동시집 《사랑해 사랑해 우리 아가》(비룡소)를 썼다. 아기와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원초적이고 애정 어린 의성어·의태어를 통해 아기와의 애착 형성을 돕는 동시집이다.

시집에는 보들보들 꼬스름 부둥부둥 오종종 같은 아기의 정서에 도움이 되는 언어가 많이 나온다. 어린이 동시집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단어를 고르고 수식어와 미사여구를 최대한 자제했다.

‘새콤달콤 꼬스름/어디서 이런 냄새가 나?/새콤달콤 입냄새/시큼시큼 목덜미/머리도 꼬스름/귀도 꼬스름’(‘새콤달콤 꼬스름’ 부분).

하드코어적인 시를 쓰는 여성 시인에서 두 아이의 헌신적인 엄마로 변신한 그는 “육체적으로는 힘든 육아 기간이 한편으로는 다시 오지 않는 인생의 보석 같은 순간이었다”며 “아기라는 존재를 경험하면서 인생을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육아법도 소개했다. 세 살이 될 때까지는 엄마와 아기가 원초적인 애착을 형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 아기하고 놀면서 동물처럼 품어주고 예쁜 말들을 들려주는 게 아기에겐 평생의 ‘감정 저축’이 된다는 얘기다. 아기 동시집을 낸 것도 이 과정을 생략하는 엄마들에게 방법을 제시해주고 싶어서였다.

뉴욕타임스 우수 그림책 상 등을 받은 세계적 그림책 작가인 이수지 씨가 그림을 그리고 성우 김아영 씨가 오디오 CD를 녹음했다.

“시를 쓰고 보니 잘한다, 괜찮아, 사랑해 이 세 가지 시어가 반복해서 나오더라고요. 무한정의 사랑과 신뢰를 주는 게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제 알 것 같아요. 힘든 육아지만 함께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 아기와의 시간을 잘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아기와 오롯이 함께하는 시간이 인생에서 정말 짧은 것 같아요.”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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