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회장이 위원장…이미경 부회장 등 책임경영…의사결정 '스피드' 유지
이관훈 사장 사내방송…"올 목표 흔들림없이 달성"
CJ그룹이 손경식 그룹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그룹경영위원회를 2일 출범시켰다. 멤버는 손 회장을 포함해 이미경 그룹총괄 부회장,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이관훈 CJ(주) 사장 등 5명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되면서 발생할지도 모를 경영 공백을 미연에 방지하고 투자결정 지연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CJ 측은 설명했다.
○집단적 책임경영 체제
이 회장이 지난 1일 구속 수감되기 전까지 CJ그룹은 경영위원회와 같은 특별조직을 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일 손 회장을 포함한 그룹 최고위급 인사가 참여하는 그룹경영위원회가 만들어졌다. CJ 관계자는 “계열사 간 책임경영 체제가 구축돼 있어 별도 기구가 없어도 경영에 큰 문제는 없지만 그룹 창설 이후 처음 있는 일인 만큼 조직 안정을 위한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경영위원회가 구성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J 그룹경영위원회 구성 멤버에서도 이 같은 의지가 엿보인다. 이 회장의 외숙부이면서 경영 경험이 풍부한 손 회장이 위원장에 앉은 것은 오너 일가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미경 부회장이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핵심 계열사의 CEO들이 참여한 것은 기존 계열사 중심의 경영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들이 힘을 합쳐 집단적 의사결정 체제를 갖추는 셈이다.
CJ그룹 그룹경영위원회는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심의하게 된다. 중요 심의 사항에는 △그룹의 경영 안정 및 중장기 발전 전략 △경영 신뢰도 향상 방안 △사회 기여도 제고 방안 등이 포함된다.
○회장 부재 부작용 최소화
이관훈 CJ(주) 사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이 회장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며 “연초 세운 경영계획을 철저히 실행해 기필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상적인 계열사 업무는 대표들이 책임지고 처리해 종전과 같은 의사결정 스피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CJ 관계자는 말했다.
당장은 꼬여 있는 대규모 해외 투자를 정상화하는 게 시급한 숙제로 꼽힌다. 이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 5월 이후 CJ대한통운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1조원대 미국 물류회사 인수합병(M&A) 딜이 실사를 못해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를 포함해 총 10여건의 굵직굵직한 해외 투자에 대한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시장은 경영위원회의 출범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날 증시에서는 CJ(주)가 2.14% 오른 것을 비롯해 CJ제일제당(5.88%) CJ대한통운(3.36%) CJ E&M(2.41%) 등 주요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한동안 불안해했던 투자자들이 그룹의 수습 과정을 보면서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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