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분양시장에서 대형 건설업체 브랜드를 구경하기 힘들 전망이다. 여름철 분양비수기에 접어든 데다 취득세 감면 종료, ‘4·1 부동산 대책’의 후속 입법조치 지연 등에 따른 분양시장 침체를 우려한 업체들이 신규 분양을 꺼린 결과다.
3일 대형 주택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7월 분양계획을 집계한 결과 4개 업체가 2099가구를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7월(1만4844가구)보다 85.9%나 급감한 것으로, 최근 3년 평균 분양 물량(1만228가구)과 비교해서도 79.5% 줄었다. 월별로도 2011년 1월 이후 최저치다.
대우건설과 현대엠코는 각각 서울 봉천동과 서초 내곡지구에서 ‘관악 파크 푸르지오’(363가구), ‘서초 엠코타운 젠트리스’(256가구)를 선보인다. 현대산업개발도 경기 고양 삼송지구에서 ‘고양 삼송2차 아이파크’(1066가구)를 분양한다. 지방에서는 효성이 울산 복산동에서 ‘번영로 효성해링턴 플레이스’(414가구)를 내놓는다. 현대엠코와 현대산업개발은 토지매입부터 시공까지 모두 맡는 자체 사업이고 대우건설은 재건축 사업이다. 효성은 시공만 맡는 도급사업 단지다.
주택협회는 이 같은 분양물량 급감의 원인을 주택시장 불안 때문으로 분석했다. 박수현 주택협회 팀장은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유동성 회수와 글로벌 경제 불안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취득세 감면 종료와 함께 정치권의 이견으로 ‘4·1 부동산 대책’ 후속 법안 처리가 늦어진 점도 신규 분양이 줄어든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주택시장 침체로 올 상반기 신규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상반기 신규 아파트 분양가(3.3㎡)는 862만원으로 2007년(807만원) 이후 6년 만에 800만원대를 기록했다. 수도권(1194만원)도 2007년(958만원) 이후 두 번째로 낮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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