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내수경기 영향
“송로버섯 햄버거”. 일본 맥도날드가 기존 제품보다 두 배 이상 비싼 1000엔(약 1만1500원)짜리 고가 햄버거 판매에 나선다. 그동안의 저가 전략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로 일본 내수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도 비싼 햄버거를 판매하게 된 배경이다.
일본 맥도날드가 선보이는 최고급 햄버거는 크게 세 종류. 하나는 종전에 비해 두 배 이상 큰 뉴질랜드산 소고기에 두툼한 베이컨 등을 넣은 햄버거. 이름은 ‘골드링’이라고 붙였고 오는 6일 단 하루만 한정 판매한다. 캐비아(철갑상어알) 푸아그라(거위간)와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송로버섯으로 맛을 낸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햄버거도 준비했다. 13일 하루 동안 30만개만 팔 계획이다. 이 밖에 스페인식 소시지 ‘초리조’에 아보카도 등 고급 과일을 섞은 ‘루비 스파크’도 고가 햄버거 대열에 합류한다.
일본 맥도날드가 이번에 한정 판매하는 햄버거는 각각 1000엔으로 역대 최고 가격이다. 콜라 등을 덧붙인 세트메뉴 가격은 1200엔(약 1만4000원).
그동안 일본 맥도날드는 값싼 햄버거로 저가 외식시장을 선도해 왔다. 대부분의 제품이 300~400엔 선이었고, 작년엔 100엔짜리 햄버거를 내놓기도 했다.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에 시달리는 일본 내수시장에 최적화한 전략이었다.
올 들어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다른 외식업체들도 슬슬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저가 덮밥 전문 체인업체인 요시노야는 4일부터 전국에서 480엔짜리 ‘소갈비 덮밥’을 선보인다. 요시노야의 상시 메뉴 중 사상 최고 가격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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