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푸드존'이라더니 '타르색소' 과자 판매 여전

입력 2013-07-04 15:20   수정 2013-07-05 09:18

'그린푸드존'이란 아이들의 안전한 식생활 환경을 위해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의 경계선으로부터 '직선거리 200m의 범위 안의 구역'을 지정하여 관리하는 제도다.

각별히 관리되고 있어야할 그린푸드존에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타르색소가 포함된 제품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수도권 30개 초등학교 앞 그린푸드존에 소재한 문구점 등에서 판매되는 100개 식품을 시험 검사한 결과, 73개 제품에서 타르색소가 검출됐다고 4일 밝혔다. 타르색소는 어린이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 장애)를 유발하는 물질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섭취빈도가 높은 껌류 15개 중 3개 제품에서 어린이 기호식품에 사용이 금지된 적색102호 색소가 검출됐다. 하지만 껌은 어린이 기호식품으로 지정되지 않아 제재할 방법이 없다.


타르색소는 개별 사용보다 혼합 사용 시 부작용이 증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2개 이상의 타르색소가 사용된 제품도 53개에 달했다.

또한 한국소비자원이 30개 제품에 대한 타르색소 함량(정량)을 시험한 결과에서는 4개(13.3%) 제품에서 황색5호와 적색102호가 유럽연합(EU)의 허용기준치를 많게는 2배까지 초과 검출되었다. 해당 색소는 EU에서 ‘어린이의 행동과 주의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문을 표시해야 하는 색소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유럽연합 등과 달리 타르색소 사용이 가능한 식품만을 지정하고 있을 뿐 사용할 수 있는 양(함량)을 별도로 규제하고 있지 않다.
  
이외에도 그린푸드존 판매식품의 44.7%가 어린이 건강에 해로운 고열량·저영양 식품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국내 전체 어린이 기호식품 중 구성비(21.3%)보다 2배나 많아 그린푸드존의 의미가 무색한 상황이다.

그린푸드존에서 고열량·저영양 식품을 판매하지 않는 우수판매업소(1,904개) 수는 전체 판매업소(42,996개)의 약 4%에 불과했다. 이 또한 대부분 학교 내 매점이다.
 
조사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학교를 벗어나는 순간 고열량·저영양의 불량식품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어린이 식품안전 확보를 위해 △어린이 기호식품에 타르색소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일반식품에 식용 타르색소의 사용 금지를 확대하는 한편 허용(함량) 기준을 마련하고 △그린푸드존의 운영관리를 강화할 것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청할 예정이다.
 
키즈맘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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