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리턴십에 주부들 '북적'

입력 2013-07-04 17:33   수정 2013-07-05 05:57

1500명 몰려 경쟁률 10대 1
변호사 등 전문직도 지원




“직장을 그만둔 지 17년이 됐습니다. CJ프레시웨이에서 근무하고 싶은데, 뽑힐 수 있을까요.”

서울 잠실에 사는 정윤주 씨(43)는 경남 통영 출신이다. 옛 통영수산전문대(현 경상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신아조선(현 신아SB) 영양사로 근무하다 1996년 결혼하면서 가정일에 전념하기 위해 직장을 관뒀다.

이후 사회복지관 등에서 한 달에 한 번 영양사 일을 해 온 정씨는 CJ그룹이 직장을 다니다 그만둔 여성들을 인턴으로 채용하는 ‘리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두 아이가 각각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으로 스스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커 이제는 자신의 재능으로 가정 경제에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4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CJ그룹 리턴십 1기 프로그램 설명회’에는 정씨와 비슷한 처지의 경력 단절 여성 800명이 몰렸다. 이들은 인턴십을 신청한 1500명 중 설명회 참석을 희망한 사람들이다. 오전 10시부터 운영된 ‘상담 카페’에서는 수십분씩 기다려야 순서가 돌아올 정도로 지원자들의 진지한 질문이 이어졌다.

상담은 이 행사를 통해 인턴을 채용할 CJ제일제당 CJ오쇼핑 CJ푸드빌 등 10개 계열사 인사 담당자 등이 맡았다. 김태연 CJ제일제당 인사팀 부장은 “지원자들은 오랫동안 직장에 안 다녔던 자신이 일할 자격과 능력이 되는지를 가장 궁금해했다”며 “지원자 가운데 150명이 뽑혀 각 계열사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마케팅 등 일반 직군뿐 아니라 영양사(CJ프레시웨이), 콘텐츠 기획 및 게임 플랫폼 개발(CJ E&M), 간호사(CJ제일제당) 등 전문 직군에도 이번에 뽑히는 인턴을 투입할 계획이다.

CJ그룹 리턴십 프로그램에는 변호사 간호사 등 전문직도 많이 몰렸다. CJ제일제당 법무팀에서 변호사 1명을 뽑는데, 5명의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들이 지원해 눈길을 끌었다.

CJ그룹 관계자는 “변호사 사무실에 근무하다 가정 사정 등으로 일을 그만둔 여성들이 지원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에는 간호사 50여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CJ그룹은 오는 8일까지 입사지원서를 받은 뒤 테스트 전형, 전문성 면접, 임원 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11월 초 최종 합격자를 발표키로 했다. CJ는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 150명은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전원 재취업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앞으로 5년간 직·간접적으로 5000여명을 재취업시킬 계획이라고 CJ는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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