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독점'에 칼 빼든 中…다국적 분유사 이어 제약사도 담합 조사 착수

입력 2013-07-05 16:56   수정 2013-07-06 04:08

중국 정부가 다국적 제약사를 대상으로 약값 담합 등 독점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다국적 분유사에 대한 가격 담합 조사에 이은 것이어서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의 독점 행위에 대해 전방위 조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5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발개위)는 약값을 적절하게 조정하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를 대상으로 생산 비용과 판매 가격 등에 대한 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은 생산비용 27개사, 판매가격 33개사로 GSK 머크 베링거인겔하임 노바티스 등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 대거 포함됐다. 한국 기업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개위는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조사팀을 직접 회사에 파견해 가격 담합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모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제품의 이전 가격이 집중적인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의 치료제는 제네릭 의약품보다 50~70%나 더 비싸다”며 “이들 다국적 제약사의 고가 정책이 중국 정부의 저가 의약품 정책과 충돌하고 있어 이런 조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개위는 현재 네슬레 다농 등 다국적 분유업체를 대상으로 가격담합 행위에 대한 조사도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 글로벌 분유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고가 제품을 판매해왔다.

이 같은 압력으로 스위스 분유 제조업체 네슬레는 지난 3일 중국 내 분유값을 최대 20%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아울러 네슬레는 앞으로 1년간 분유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분유값 인하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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