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현금만이 화폐가 아닌 이유

입력 2013-07-05 16:59   수정 2013-07-06 03:43

한걸음 더 !


영화 속 시간은 꼭 화폐로 쓰이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수명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현실세계의 화폐가 그 기능을 잃는 순간 종잇조각으로 전락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자체로 가치가 있는 물건이 화폐로 통용될 때 그 화폐는 ‘물품화폐’라고 불린다. 금이 대표적이다. 무게 측정과 위조품과의 구별이 쉬웠던 금은 역사상 가장 널리 화폐로 이용(금본위제)됐다. 그 자체로 가치가 없는 화폐는 ‘법화(法貨)’라고 한다. 지갑 속 1만원권과 장난감 화폐는 원래 그 자체 가치로는 차이가 없다. 그러나 정부가 1만원권을 적법한 화폐로 정하는 순간, 이 종잇조각은 시중에 유통된다.

기억해야 할 것은 현금만이 화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유동성이 큰 요구불예금(예금주가 원할 때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예금)도 포함된다. 요구불예금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은 지갑 속 현금과 마찬가지로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하는 데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적금이나 금융채는 어떨까? 경제학자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다양한 통화지표가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림 1>은 가장 보편적 통화지표인 M1(협의통화)과 M2(광의통화)를 설명한 것이다. M1은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예금의 합계를, M2는 M1에 더해 만기 2년 미만 금융상품(예·적금, 금융채 등)의 합계를 통화량으로 본다. M1보다 M2가 범위가 넓다. 보통 단기유동성을 볼 때 M1을, 그보다 폭넓은 시중유동성 수준을 볼 때 M2를 활용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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