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브랜드 광고판'
박인비·유소연 우승 순간 홍보 효과 수백배
지난 1일 ‘골프 여제’ 박인비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 기록을 세우자 KB금융그룹 관계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지난 5월 박인비와 메인 후원사 계약을 맺은 지 두 달 만에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3승을 거두는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박인비가 우승한 이후 메인 후원사인 KB금융그룹은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홍보 효과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박인비 김연아 손연재 등의 후원 업무를 맡고 있는 김진영 KB금융그룹 광고팀장은 “구체적인 홍보 효과를 계산하려면 한 달 이상 걸리겠지만 미디어 노출로 인한 효과만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무형 홍보 효과까지 따지면 유소연이 2011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을 때의 효과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시 유소연의 메인 후원사였던 한화그룹의 대한생명경제연구소는 후원사 이미지 개선 및 국가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 효과를 2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했다.
박인비에 대한 투자 대비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박인비가 메인 스폰서 계약으로 KB금융그룹으로부터 지원받는 금액은 연간 계약금 3억5000만원, 인센티브 최대 5억원, 훈련 지원비 등을 포함해 1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2000억원 이상 홍보 효과가 발생한다면 투자 대비 효과가 200배 이상인 셈이다.
그나마 박인비처럼 특급 스타가 아니라 유망주를 후원하는 경우 3000만~5000만원 정도의 훈련비 정도면 충분하다.
스포츠 스타 후원 마케팅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최근 2~3년 새 부쩍 커졌다. 김연아, 손연재 선수의 매니지먼트를 총괄하고 있는 김영진 IB월드와이드(옛 IB스포츠) 상무는 “김연아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우승과 손연재의 2012 런던올림픽 선전 이후 기업들의 선수 후원 문의가 상당히 늘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투자하고도 연예인 광고모델 이상의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는 기업으로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을 수 있어서다.
기업의 선수 후원은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스포츠마케팅 전문가인 김종 한양대 체육대학장은 “투자 대비 효과가 크고 기업이 CSR 비중을 늘려 가는 추세여서 선수 후원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종목별 관련 용품업체를 중심으로 후원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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