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일감 몰아주기'로 5년간 4696억 배당 챙겨

입력 2013-07-07 09:55  

최근 수년간 재벌 총수 일가들이 '일감 몰아주기'로 챙긴 배당금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대기업 전문 사이트 재벌닷컴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이 되는 30대 그룹 계열사가 총수와 그 일가에 배당한 금액은 약 총 4696억원이다.

조사 대상은 총수일가가 지분의 3% 이상을 보유하고,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30대 그룹 계열사 78곳이다.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2456억원으로 총수일가의 배당액이 가장 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분의 31.9%, 정몽구 회장이 11.5%를 각각 보유한 물류업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5년간 두 사람에게 781억원을 배당했다.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의 25.1%, 정몽구 회장이 10%를 보유한 현대엠코의 배당액은 666억원에 달했다. 건설사인 이 회사의 그룹 내부거래 비중은 61.2%다.

광고대행사 이노션은 5년간 정씨 일가에 372억원의 배당금을 안겨줬다. 정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과 정 부회장은 이 회사 지분을 각각 40%, 정 회장은 20%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모비스(485억원), 현대오토에버(99억원), 삼우(53억원) 등이다.

현대차그룹 다음으로 SK그룹 총수일가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많은 배당금을 챙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분의 38%,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10.5%를 각각 보유한 SKC&C는 두 사람에게 지난 5년간 815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단일 계열사로는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의 배당 중 최대 규모다.

시스템통합(SI)업체인 SKC&C는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64.8%에 달한다.

SK그룹의 뒤를 이은 곳은 GS그룹(794억원)이다.

전기·통신공사업체 GS네오텍은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에게 지난 5년간 490억원의 배당금을 안겨줬다. 허 회장은 이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허 회장은 내부거래 비중이 64.9%에 달하는 이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해마다 10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겼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을 비롯한 허씨 일가가 지분을 100% 소유한 부동산임대·개발업체 ㈜승산도 지난 5년간 180억원의 배당금을 줬다.

GS아이티엠, 옥산유통도 각각 78억원, 46억원을 총수일가에 배당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일가의 경우 SI업체인 삼성SDS에서 챙긴 배당금 규모가 눈에 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의 8.8%,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각각 4.2%씩 보유한 삼성SDS는 이들에게 지난 5년간 141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72.5%에 달하는 삼성SDS는 일감 몰아주기로 비판받는 대표적인 재벌그룹 계열사로 꼽힌다.

이밖에 삼성에버랜드(58억원), 삼성SNS(25억원) 등을 합쳐 이씨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금은 총 224억원에 이른다.

경영난으로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STX그룹도 예외가 아니었다.

강덕수 회장이 69.4% 지분을 가졌던 포스텍은 지난 5년간 강 회장에게 96억원의 배당을 했다. 강 회장과 두 딸이 지분 62.2%를 보유한 STX건설도 5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를 합쳐 강씨 일가는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에서 모두 146억원의 현금을 받았다.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논란이 된 이수영 OCI 회장의 조카들이 24.4%의 지분을 가진 군장에너지㈜는 74억원의 배당금을 이들에게 줬다.

한경닷컴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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