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에 전세 수요만 늘었다

입력 2013-07-08 17:04   수정 2013-07-09 00:22

이슈분석 ' 전셋값이 미쳤다'

청담자이 10억 등 잇따라 기록 경신…'거래 절벽'에 전세 수요만 늘어



“최근 판교 백현마을 휴먼시아 9단지의 전용 117㎡ 전셋값이 5억7000만원까지 뛰었습니다. 지난해 말 5억원을 밑돌던 전세가격에 고삐가 풀린 것 같습니다.”(경기 성남시 백현동 판교우리공인)

지난 6월 이후 주택 거래 비수기가 찾아왔지만 전세 가격은 여전히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에 국한되는 현상도 아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전셋값 상승률은 수도권이 1.93%, 5개 광역시(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가 2.01%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서울 반포동의 ‘래미안퍼스티지’와 같이 지역의 랜드마크 아파트들의 전세가가 크게 오르면서 주변 아파트들의 전세가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문가들은 비수기에도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점을 들어 이미 전세난이 계절과 상관없이 ‘상시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셋값이 2~3년간 계속 오르면서 본격적인 가을 전세철이 오기 전에 선매하려는 수요가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자산가들도 부동산 가격 상승 전망이 불투명하다 보니 랜드마크 단지의 구매보다는 전세를 선호한다”며 “다른 아파트도 수익성 때문에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까지 공공주택(보금자리주택)이 3만~4만가구가량 입주할 예정이어서 상대적으로 다른 민간아파트의 물량이 줄어 전세난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창석 ERA코리아부동산 연구소장은 “보금자리주택이 주변 아파트 단지의 시세를 떨어뜨리고 공급도 줄여 10만여 가구의 일반 입주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서울의 경우 2009년 ‘반포 래미안퍼스티지’가 입주한 이후 이렇다 할 대규모 단지의 입주가 없었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도 입주물량이 부족해 본격적인 이사철인 가을이 되면 ‘전세대란’이 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4만3271가구로 2000년 이후 가장 적다. 최근 정부가 주차장 규정을 강화하면서 급증했던 도시형생활주택도 공급이 감소세로 돌아서 내년에는 소형 주거시설이 부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 팀장은 “수도권은 전셋값 자체가 비싼 데다 상승률도 지방보다 높은 편”이라며 “정부에서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들에게 세제상 인센티브를 주거나 공공임대주택을 월세보다는 전세로 돌리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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