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내 원요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가스전 개발을 늘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사우디 내에서 가동 중인 원유와 천연가스 굴착 장치 수는 올초 134개에서 지난 6월 초 150개로 늘어났다. 걸프 지역 관리들은 사우디 내 굴착 장치 수가 내년 초까지 최대 200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굴착 시설의 급증은 지난 4월 가동을 시작, 하루 50만배럴 이상씩 원유를 뽑아내고 있는 마니파 유전의 영향도 있다. 하지만 해외 고객의 원유 수요 증가와 자국 내 에너지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위해 사우디 정부가 가스 시추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사우디는 지금까지 원유 수출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해외 고객만 바라보고 있던 사우디 정부는 최근 급증한 자국 내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원유보다 값싼 천연가스로 눈길을 돌렸다. 사우디의 정유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여름철 냉방 전력 수요가 늘면서 사우디 에너지 수요는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BP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해 전년보다 11%가량 늘어난 하루 평균 99억입방피트의 가스를 생산했다.
사우디 아람코의 전 개발담당 부사장인 사다드 이브라힘 알 후세이니는 “가스 생산 덕에 지난해 사우디 내 원유 소비량은 전년의 하루 평균 80만배럴에서 70만배럴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알 후세이니 부사장은 사우디 내에서 가동 중인 굴착 장치의 절반 이상이 가스 탐사 및 생산을 위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FT는 알리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이 사우디가 올해 셰일가스 시험 시추에 나설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알 후세이니 부사장은 사우디 내에 있는 굴착 시설 중 절반 이상이 가스 시추 시설이라고 예측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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