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 4~5초전 속도붙는 느낌
탈출 당시 이미 연기 자욱
사고 후 간 병원 30여명 입원
“착륙 4~5초 전쯤 속도가 붙는 느낌이 들더니 두 차례 충격이 왔습니다. 두 번째 충격은 몸이 튕길 정도였어요. 두 번째 충격 전에 기체에 불이 붙은 것 같았습니다. 앞 엔진 쪽 창문에 불이 보이더군요.”
7박9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한 결혼 1년차 주부 최민정 씨(28)는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며 사고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착륙사고를 일으킨 아시아나기 탑승객 11명이 8일 오후 3시44분 아시아나 특별기(OZ2134)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연결 통로를 나온 이들은 간단한 신원 확인을 거친 뒤 바로 입국장으로 향했다. 척추 부상으로 거동이 힘든 김예림 씨(여·20)가 맨 마지막으로 이동식 침대에 몸을 싣고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김씨는 “목과 등이 아프다. 힘들다”고만 말하고 입을 닫았다. 그는 얼굴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사촌 여동생 김지은 씨(18)와 함께 공항 1층 뒤편에 마련된 구급차를 타고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동했다.
비교적 부상이 경미했다는 최씨는 “몸과 정신 모두 피해가 크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가족에게 사고 사실을 알렸느냐는 질문에는 “사고 당시 시차도 있고 부모님이 크게 걱정하실까봐 나중에 전화를 걸었다”고 답했다.
여행사 패키지 상품으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이었다는 황모씨(남·29)와 이모씨(여·31) 부부는 “이코노미석 앞쪽에 앉았는데 탈출 당시 이미 연기가 자욱했다”며 “착륙 전에 (공중에서) 덜커덩 소리가 들려 이상했고 비행기가 한 쪽으로 기운 느낌도 들었다”고 전했다. 황씨는 “미리 안전벨트를 풀고 있어 천장으로 튕겨나간 사람도 있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 여객기 비즈니스석에 타고 있었다는 한 승객은 “사고로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었는데 하룻밤 지나니 몸이 좋지 않아 귀국 후 곧 병원에 갈 예정”이라며 “사고 직후 갔던 미국 병원에는 30여명이 입원 중이었고 인공호흡기를 단 환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아들 딸과 함께 가족여행을 위해 사고기에 탑승했다는 40대 여성은 “중간쯤에 앉아 괜찮은 것 같다”며 “뒤쪽 좌석에 있던 승객들이 많이 다쳤다”고 말했다. 힘든 표정으로 가방을 끌고 나가던 이 여성은 “나머지 짐은 그쪽에서 못 찾는다고 해 포기했다”며 아쉬워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는 탑승자 가족과 중국인 희생자 유족들이 미국으로 출발했다.
탑승자 가족 9명은 오후 5시 아시아나항공이 마련한 OZ214편을 통해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했다. 아시아나항공 서비스팀 관계자는 “여섯 가족, 9명이 부상 가족을 살피기 위해 출국했다”며 “신원을 확인해줄 수는 없지만 남편이 부상당한 아내, 자녀를 보기 위한 부모 등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중국인 2명의 가족 등 19명도 이날 오후 상하이에서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해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아시아나항공(OZ366편)을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오후 11시께 로스앤젤레스(LA)행 OZ204편에 탑승, LA공항에서 환승한 후 샌프란시스코로 갈 예정이다. 19명에는 사망자 유가족 12명과 중국 정부 관계자 6명이 포함됐다.
인천공항=김인완/김대훈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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