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개성으로 향하는 입주 기업인들은 대부분 밝은 표정이었다. 동시에 개성에 남겨두고 온 설비 상태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타냈다.
김학권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공동비상대책위원장(재영솔루텍 회장)은 “남겨둔 자식을 만나러 가는 심정”이라며 “감개무량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 위원장은 “개성도 장마철이 시작돼 수도 고장과 함께 설비 부식이 심각할 것”이라며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정밀 센서들을 우선 점검해 교체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혼자서 하루만에 모든 설비를 꼼꼼히 다 볼 수 없기 때문에 중요설비를 중심으로 기본 상태만 파악하고 올 계획”이라고 걱정했다. 정상가동을 위해선 최소 업체장 10명이상이 투입해 2~3주동안 집중 보수를 해야 해 통일부의 빠른 방북조치가 필요하다고 김 위원장은 강조했다.
맹충조 DKC 사장의 손엔 캔 콜라 한 박스가 들려있었다. 맹 사장은 “개성공단에 다시 들어갈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며 “북한 직원들이 평소 콜라를 좋아해 혹시나 들어가 마주치면 주려고 가지고 왔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공단 내 설비 중 전기설비 부식이 가장 우려스럽고 정수도 잘 안되는 걸로 알려져 식수 문제도 큰 걱정이다”며 “재가동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현장을 꼼꼼히 보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으로 들어가든 또 다른 입주기업 관계자는 “우리 실무회담 대표단이 남북관계를 잘 마무리해서 공단을 다시 열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며 “모든 기업인들이 재가동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점을 설비 정비 보수로 꼽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보수정비인력이 들어갈 수 있도록 통일부가 회담을 잘 이끌어달라”고 말했다.
이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개성으로 들어간 인원은 회담 대표단 23명과 취재진 17명, 전자기계부품 입주기업 59명(업체당 1명), 설비인력 및 관리 담당자(개성공단관리위원회·KT·한국전력·한국수자원공사,·한국전기안전공사) 36명 등 모두 135명이다. 이들 가운데 입주기업인들은 오후 5시 15분께 복귀할 예정이다. 11일엔 섬유봉제 입주기업 61개사가 설비 점검을 위해 방북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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