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자동차 부품 전용 연구·개발(R&D) 단지를 완공했다. 전기차 부품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흩어져 있던 전기차 부품 사업을 한데 모았다. 앞으로 급성장할 전기자동차 부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경영 의지를 담은 것이다.
○합쳐서 전기차 시대 대비
LG전자는 10일 인천시 경서동 청라지구에서 ‘LG전자 인천캠퍼스’의 준공식을 열었다. 2011년 11월부터 3100억원을 들여 연면적 10만4621㎡(약 3만1648평)인 R&D 단지를 완성했다. LG전자는 이곳에 LG이노텍, V-ENS 등에 있던 자동차부품 연구 인력 800여명을 모았다. 차체 설계부터 시작해 모터, 인버터,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차량의 주요 부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부터 부품 테스트, 시험 생산까지 한곳에서 할 수 있는 ‘원스톱 차량 부품 R&D 센터’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일 LG전자는 자동차 설계회사인 V-ENS를 인수한 뒤, 내부에 있는 차량 부품 관련 조직을 통합해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을 통합하지 않고 계열사별로 진행하고 있는 삼성과 대조를 이룬다.
LG가 차량 부품 부문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전기차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또 그룹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4대 그린 사업 중 전기차 부품 부문이 가장 먼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송영길 인천시장 등 정·관계 인사 외에도 구본무 LG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LG 최고경영자(CEO) 10여명이 참석했다. 그룹과 주력 계열사 CEO들이 준공식에 대거 모습을 나타낸 것은 2006년 4월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완공 이후 7년여 만이다.
구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첫발을 내딛는 자동차부품 사업에 LG의 역량을 결집시켜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고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의 보쉬’가 목표
LG는 올 하반기부터 새로운 전기차가 쏟아져 나오면 여러 사업 기회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M은 이달 중 경차 스파크의 전기차 모델인 ‘스파크 EV’를 미국에서 출시한 뒤 9~10월께 국내 시장에서도 판매한다. BMW는 이달 말 첫 번째 전기차인 ‘i3’를 내놓고, 미국 포드는 다음 달 준중형 해치백인 포커스의 전기차 모델 ‘포커스 일렉트릭’을 유럽 시장에 선보인다. 독일 벤츠도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대형 세단인 S500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내놓는다.
자동차 업계에선 10~20년 후에는 전기차 시대가 활짝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량은 총 13만대였으나 2030년엔 500만대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LG는 전기차 시장이 커지기 전까지 인천캠퍼스에서 차량 설계나 일반 차량용 부품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이 열리면 핵심 부품인 모터와 배터리 부문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모터는 LG전자가 중심이 되고 배터리는 LG화학이 주축이 된다. 독일 보쉬가 내연기관 차량용 부품의 1인자가 된 것처럼 전자와 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전기차 부품 회사로 발돋움하는 게 LG의 목표다.
정인설/최진석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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