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북 울진군 기성면 봉산리 울진 비행교육훈련원. 1.8㎞ 길이의 활주로에 2인승 훈련기가 자리잡고 있었다. 조종대를 잡은 훈련생들은 교관과 함께 이륙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관제탑에서 신호를 보내자 훈련기는 굉음의 엔진 소리와 함께 활주로를 떠나 하늘을 날았다. 이곳에서는 167명의 훈련생이 1년간 조종교육을 받고 있다. 훈련생 박대수 씨(39)는 “조종사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고 말했다.
울진 비행교육훈련원이 문을 연 지 3년여 만에 항공 전문 인력 양성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울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재정 자립도가 14%인 울진은 2010년 74억원을 비행교육훈련원 유치에 사용했다. 적지 않은 예산이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에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1999년 1317억원을 들여 이 일대에 공항을 건설하기로 했지만 항공 수요 불확실성 등으로 2010년 훈련원으로 바꿨다. 임광원 울진군수는 “공항의 경제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돼 비행교육훈련원 유치로 방향을 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진은 비행교육훈련원이 들어서면서 인구 유입과 고용창출 효과를 보고 있다.
훈련생과 교관 등 400여명의 상주인구가 늘었고 주말이면 훈련생들의 가족 방문객과 항공체험객들의 방문으로 숙박업소와 식당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구산리에서 15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있는 박모씨(60)는 “훈련원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두 배가량 뛰었다”고 말했다. 비행장 관리나 훈련원 운영에 필요한 인력도 대부분 지역 주민들로 채용됐다. 전찬걸 경북도의원은 “인구유입과 300명의 일자리 창출, 연간 30억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훈련원에는 31대의 훈련기가 배치됐고 주기장과 격납고를 비롯해 학과실, 비행계획실, 운항실 등 최신 시설이 들어서 있다. 훈련생들은 항공 관련 이론 교육과 계기비행 훈련, 이착륙·시뮬레이션 훈련 등 비행 실기 교육을 받는다. 최근 3년간 103명이 수료해 조종사 42명, 비행교관 22명이 배출됐다. 기업 입사를 포함해 평균 취업률은 70%다.
훈련원은 앞으로 5년간 1000여명의 조종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울진=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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