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개국서 통하는 '글로벌 비씨'…비자·마스타 '게 섰거라'

입력 2013-07-11 15:30  

Cover Story - 비씨카드

글로벌카드 발급 300만장 돌파
외국서도 편리하게 쓸수 있어…연회비 2000원·수수료 부담 적어
해외서 1000弗 결제땐 만원 절약
중국 등 해외공략 잰걸음…내년까지 해외매출비중 15%로




해외출장이나 여행을 준비하면서 지갑을 뒤져 비자나 마스타카드 로고가 찍힌 신용카드가 있는지 확인해 본 기억들이 많을 것이다. 해외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려면 어떤 나라에서나 통용되는 비자나 마스타 같은 글로벌 브랜드 카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로 나가면 비자나 마스타카드를 써야만 한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2011년 비씨카드가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비씨글로벌 카드’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비씨글로벌 카드는 미국 중국 일본 등 105개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사실상 전 세계를 커버하는 셈이다. 미국의 디스커버(Discover)와 다이너스클럽, 일본 JCB, 중국 은련카드와 제휴해 이들 카드가 쓰이는 곳에선 비씨카드도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게 됐다.

해외 사용이 안된다는 단점을 해소한 비씨글로벌카드에 대한 호응이 상당하다. 출시 2년 만인 지난 5월 말 기준 발급량이 318만장에 달했다. 이 회사는 비씨글로벌카드 외에도 미국 중국 등지의 카드사들과 제휴해 현지인들을 공략하는 등 사업영역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토종카드 비씨,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 중

비씨카드는 10여년 전부터 비자 마스타 등 국제 브랜드카드 중심의 결제시장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지 고민해 왔다.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국내 브랜드카드를 만드는 해법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자 마스타 등 국제 카드사들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도 카드사에 수수료를 매긴다. 따라서 매년 수천억원이 비자 마스타 등으로 지급된다. 지난해 국제 카드사들에 지급한 수수료는 133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많은 수수료가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현실에 대한 고민이 비씨카드가 글로벌카드를 개발한 배경이다. 그 고민의 결과로 2011년 비씨글로벌카드가 출시돼 우리카드 등 10여개 금융회사에서 발급하고 있다.

비씨글로벌카드는 비자 마스타 JCB 등의 글로벌 브랜드가 찍히지 않고도 해외에서 사용이 가능한 국내외 겸용 브랜드다. 해외로 나갈 때 비자나 마스타 로고가 찍힌 카드를 따로 챙겨야 하는 불편이 없어졌다. 토종 브랜드로 발급되는 카드를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이 카드가 처음이다. 비씨글로벌카드는 비자나 마스타 등 국제 카드 브랜드사의 결제망이 아닌 자체 제휴망을 사용한다.

해외 결제 시 수수료가 적게 나오는 것도 장점이다. 우선 비씨글로벌카드 사용자는 비자나 마스타카드로 해외에서 결제할 때 붙는 1%의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비씨카드 측은 외국에서 1000달러를 결제할 경우 비씨글로벌카드를 쓰면 비자나 마스타카드보다 1만1000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카드사에 내야 하는 연회비도 2000원으로 다른 국제 카드 브랜드의 5000원, 1만원보다 저렴하다. 카드를 발급하는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국내에서 사용될 때 국제 카드사에 지불하는 0.04%의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1% 정도였던 비씨글로벌카드를 통한 해외 매출 비중을 올해 5%로 늘린 뒤 2014년에는 1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비씨카드 보유자들을 비씨글로벌카드로 적극 전환시켜 나갈 방침이다.

○브랜드 국제화로 비자 마스타 잡는다

비씨카드는 해외에서 사용 가능한 카드를 넘어 비자나 마스타카드처럼 외국인들에게 보급할 수 있도록 브랜드를 해외에 알리는 작업도 시작했다. 비자나 마스타를 잡는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 비씨카드의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 비씨카드는 외국 카드사들과 제휴해 현지에서 토종 브랜드인 비씨가 새겨진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최대 신용카드회사인 은련과는 업무제휴를 한 지 이미 5년이 됐다. 인민은행을 포함한 88개 중국 은행들이 공동출자한 은련카드가 2002년 설립된 직후부터 제휴를 추진해 2008년 국내 신용카드사 중 처음으로 성사시켰다.

이후 은련은 국내에서 은련카드를 발급했고, 비씨는 중국에서 비씨은련카드를 내놓는 등 협력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비씨은련카드는 6월 말까지 350만장가량 보급됐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 주재원과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비결은 중국 어느 지역에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다. 반면 비자 마스타 등 국제브랜드 카드는 중국의 경우 대도시나 관광지 등 제한된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비씨카드가 해외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포화상태인 국내 카드시장을 넘어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서다. 다른 카드회사들이 성장성이 정체된 국내 신용카드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일 때 해외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은 것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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