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 거래소 엇박자 속 출처불명 '퇴출기업 명단' 난무…'깜깜이' 투자자만 골탕

입력 2013-07-11 17:05   수정 2013-07-11 23:45

사실여부 확인 안된 일부 건설사 등 급락
작년부터 업무공조 깨져…내부자거래 발생 우려도




증권가에 출처불명의 ‘구조조정 기업 명단’이 나돌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구조조정 대상인 C·D등급으로 추린 40개사 중 상장기업은 웅진에너지 오성엘에스티 이화산업 등 3곳으로 알려졌지만 추가로 존재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어서다.

애초 금감원은 구조조정 대상 중 상장기업 명단을 거래소에 통보해 투자자들에게 간접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이 같은 금감원과 거래소 간 업무 공조가 지난해부터 중단되면서 이를 둘러싼 시장 혼선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화산업 돌출…“또 있을까” 불안

11일 코스피지수가 3% 가까이 반등했지만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된 기업들은 급락했다. 오성엘에스티는 하한가로 내려앉았고, 웅진에너지는 13.88%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C등급으로 지정된 두 기업은 금감원 발표에 앞서 부실징후 기업으로 지정돼 구조조정 사실이 미리 알려진 곳들이다. C등급은 대부분 채권단과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 약정을 맺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게 된다. 오성엘에스티는 전날 이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염료 제조업체 이화산업은 뒤늦게 구조조정 대상으로 알려지면서 7.41% 하락했다. 이화산업은 조회공시 요구를 받자 오후 2시께 “C등급으로 워크아웃 대상이 됐다”고 인정했다.

시장에 알려진 상장기업은 오성엘에스티 웅진에너지 이화산업 3곳이었지만 증권가에 추가 명단이 돌면서 불안감은 가중됐다. 구조조정 명단의 절반이 건설사로 알려지면서 사실 여부 확인 없이 급락한 곳도 적지 않다. 벽산건설이 하한가로 마감했고, 동양건설은 7.13% 내렸다. 반면 비상장사인 드림라인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드림라인의 모회사인 세아홀딩스는 2.21% 오른 채 마감했다.

○작년부터 명단 ‘숨바꼭질’

구조조정 기업 명단을 두고 ‘숨바꼭질’을 벌인 것은 작년부터다. 재작년까지는 금감원이 구조조정 명단을 확정지으면서 상장기업 명단을 거래소에 통보해줬다. 거래소는 이를 바탕으로 해당기업의 자율공시를 유도해 시장 혼선을 막아왔다.

하지만 작년부터 이 같은 공조가 막혔다. 금감원은 2011년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재입법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C등급을 받은 회사가 자동적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거나 워크아웃으로 가거나 선택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는 것이다. 금감원 기업금융개선팀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만큼 기업 보호도 중요하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반드시 상장기업 명단은 공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 관리를 위해 금감원에 여러 차례 협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금감원이 상장회사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시장엔 결국 이런저런 경로로 알려지는데 정보를 늦게 접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기업 명단이 시차를 두고 시장에 알려지면서 내부자거래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악재가 분명한 정보를 회사와 채권단 등 일부 이해관계자만 알게 되면 손실 회피성 내부자거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성/조진형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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