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출신 귀화인 박로이 씨(35·사진)가 기업은행 계약직으로 일한 지 1년3개월 만에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1년 동안 3만3000여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씨의 네팔 본명은 ‘다와 널부 셀파’다. 현재 이름 ‘로이’는 영어강사 시절 사용했던 영문 이름이다. ‘박’은 부인의 성을 딴 것이다. 인도 명문대인 델리대 경영학과에서 유학하던 시절 지금의 부인을 만나 2003년 결혼한 뒤 2004년부터 한국에 터전을 잡았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외국인 상담, 영어학원 강사, 통·번역, 주한네팔대사관 노무 상담 등의 일을 했다.
지난해 4월 기업은행이 다문화가정 출신 인재를 채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경영학 전공을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지원, 합격한 뒤 서울 서여의도지점에서 근무했다. 서여의도지점이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 위치해 있어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결과였다.
기대는 적중했다. 박씨는 1주일에 평균 600명의 고객을 유치했다. 주로 네팔, 인도 출신의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인도어 네팔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한 데다 토요일 근무와 야근을 마다하지 않고 일한 덕분이다. 과거 노무 상담 경력을 살려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노무 컨설팅을 해주고 이들의 국내 생활 적응을 도와주면서 충성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네팔에 있는 네팔투자은행에서 일하는 친구와 직접 연락해 기업은행과 환거래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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