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소형 SUV 물량 스페인서도 생산

입력 2013-07-11 17:23   수정 2013-07-12 11:23

수출 연 16만대 줄어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이 한국GM 인천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쉐보레 트랙스’ 물량을 스페인으로 이전한다. GM은 표면적으로는 경기 침체로 판매난을 겪고 있는 자회사 오펠을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통상임금 문제, 노사 갈등을 이유로 한국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GM은 10일(현지시간) 2014년 하반기부터 오펠의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트랙스의 오펠 버전인 ‘모카’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GM은 우선 한국에서 자재와 부품을 보내 스페인에서 조립하는 ‘반조립 생산(CKD)’ 방식으로 모카를 생산하고 생산설비를 갖춘 뒤 내년부터 현지 부품 조달을 통해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라고사 공장에 8000만유로(약 12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사라고사 공장은 오펠의 경차 ‘코르사’와 ‘메리바’를 생산하고 있다. 유럽의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면서 2011년부터 점차 생산물량을 줄여왔다. 지난해 코르사와 메리바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14%, 36% 줄었다.

GM은 스페인 공장의 유휴시설을 사용할 수 있어 5800명의 일자리를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카는 지난해 6월 유럽에 출시된 후 6개월 만에 주문량이 11만대를 넘어서며 인기를 끌었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트랙스(모카) 수출 대수는 8만3792대였다. 유럽 판매가 순조로울 경우 연간 16만대가량의 물량이 국내에서 해외로 빠져 나가는 셈이다.

한국GM노조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최종학 대외협력실장은 “잘못된 통상임금 산정으로 직원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생산물량을 해외로 가져가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전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파업 등 강성 투쟁을 벌일 움직임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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