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 맛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뭘 모르는 소리지. 요즘은 6개월만 지나도 트렌드가 바뀌는데 공부할 자신 없으면 자영업 하지 말아야 해.”
인천 계양구에서13년째 이학갈비를 운영하고 있는 최병진 사장은 매일 한국경제신문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뉴스를 꼼꼼히 살펴보고 ‘이거다’ 싶은 게 보이면 바로 메뉴와 매장 디자인에 반영한다.
최 사장은 유충부터 성충까지 단계별로 구분해 전시한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키트를 보여 주며 “이 아이디어가 다 신문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요 몇 달 주말 매출이 떨어졌어. 왜 그럴까 신문을 연구해 봤더니 캠핑 때문이더라고. 주말에 외식 대신 캠핑장에 가는 거야. 체험을 중시하는 문화가 사람들의 행동 패턴까지 바꾼 셈이야. 식당을 캠핑장처럼 꾸밀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체험’과 관련된 아이템을 몇 개 들여놓아 봤지. 손님들 반응이 좋더라고. 장수풍뎅이는 아이들을 위해 들여 놓았는데 외려 어른 손님이 더 신나 해.”
초대형 ‘천사의 날개’ 그림도 이 가게의 트레이드마크로 꼽힌다. 손님들이 날개 사이에서 포즈를 잡고 자신이 천사가 된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한 그림이다. 최 사장은 “천사의 날개에서 매일100여 팀의 손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그 중 상당수가 찍은 사진을 휴대폰 바탕화면으로 저장한다”며 “우리 집을 추억의 공간으로 생각해 주는 손님들이 단골이 될 확률이 높지 않겠냐”고 말했다.
식탁 위 아이템들도 예사롭지 않다. 딸기 맛, 키위 맛이 나는 유기농 소금, 생수를 대신한 헛깨나무둥글레차, 인스턴트커피와 차별화를 위해 마련한 생레몬차 등이 차별화 포인트다. 최 사장은 “손님들은 사소한 것에 마음상해하기도 감동하기도 한다”며 “상 위에 디테일한 작은 것들에도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이학갈비의 정직원은 총24명. 이 중 조선족은 아무도 없다. 하나같이 철저한 교육을 거친 고기류 전문가들이다. 최 사장은 “종업원들의 수준이 곧 가게의 수준”이라며 “인건비만 생각해서는B급 식당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매주 한번 씩 종업원들을 다 불러서 매장에 있는 모든 메뉴를 먹고 품평회를 한다”며 “종업원들이 메뉴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꽃등심도 먹어보고 갈비세트도 먹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장이 모든 일을 해봐야 한다는 것도 최 사장의 장사 노하우 중 하나다. 그는 “설겆이 하는 직원이 안 나오면 내가 설거지를 해 본다”며 “어느 업무의 노동 강도가 얼마인지를 알아야 직원 몇 명을 쓰는 게 좋을지 어떻게 대우해야 할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에게 자영업자들이 어떻게 신문을 활용해야하는 지 묻자 “꼼꼼히 기사들을 보고 이 기사가 우리 가게와 무슨 관계가 있을지를 연계시켜 봐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소비자 트렌드 기사, 경기와 관련된 기사는 꼭 챙겨봐야 한다”며 심지어 “자영업과 아무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주가 기사 국제면 기사도 손님들의 상황을 짐작하는 단서를 준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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