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반전…동양매직, KTB에 팔린다

입력 2013-07-12 17:14   수정 2013-07-13 03:19

"재무개선 시간 끌 여유 없다"
마찰 많던 교원과 협상 결렬
매각가 2500억…내달 본계약



동양그룹(회장 현재현·사진)이 재무구조 개선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 및 사업부문 매각 상대방을 잇따라 변경하고 있다. 매각 협상을 빨리 매듭지어 시장 불신을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동양그룹은 12일 교원그룹과 진행하던 동양매직 매각 절차를 중단하고 KTB컨소시엄을 새 인수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KTB 컨소시엄은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금융회사로 구성된 사모펀드다.

동양그룹은 지난달 17일 동양매직 지분 100%를 교원그룹에 2500억원가량에 팔기로 하고 최종 계약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한 달이 다 되도록 매각가격 등에 대한 이견으로 본계약 체결이 성사되지 않자 인수자를 바꾼 것이다.

동양 관계자는 “KTB컨소시엄은 가격도 더 높게 제시한데다 인수 의지도 강하다”며 “인수의향서는 이미 받았고 다음주 투자확약서 접수 등 속도를 내면 한두 달 안에 본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그룹은 KTB컨소시엄에 500억~800억원가량을 출자해 향후 동양매직의 경영권을 되찾아올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매직은 2011년 9월 동양메이저와 합병해 (주)동양의 사업부문이 됐다가 지난 4월 물적분할로 다시 독립했다. 식기세척기, 스팀오븐, 가스레인지 등 주방에 특화된 가전제품을 생산해 지난해 매출 2981억원에 영업이억 183억원을 올렸다.

동양그룹은 앞서 지난 3일 갑을합섬과 맺었던 (주)동양의 섬유사업부문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해지했다.

지난 2월 (주)동양이 가진 대구 및 의령, 인도네시아 공장을 넘기기로 했지만 5개월이 되도록 협상이 진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인수 의사를 밝힌 2개 기업과 새롭게 매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매각 가격은 8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동양은 지난해 말부터 고강도 경영개선 작업에 들어가 동양시멘트의 선박(350억), (주)동양이 보유한 부산 냉동창고(345억), 레미콘 공장(830억)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했다. 또 일본 다이요생명으로부터 약 500억원의 자본을 유치했다.

동양매직과 섬유사업부문 매각은 그룹 구조조정의 마무리 과정이다. 동양 관계자는 “레미콘 공장 44개 중 18개를 팔았고 나머지 공장도 일부 매각할 계획이지만, 동양매직과 섬유사업 부문만 팔면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은 구조조정이 끝나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화력발전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동양은 강원 삼척의 적노동 일대에 있는 동양시멘트의 옛 석회석광산(46광구) 부지에 화력발전소를 건립하고 있다.

사업 주체인 동양파워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발전사업자로 공식 승인을 받는 등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욱진/하수정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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