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 행진에서 벗어나고 있다. 증권사들은 외국인 수급 개선이 점쳐지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6일째 순매도 행진을 보이다가 지난 11일부터 이틀 연속 순매수로 돌아섰다. 순매수 규모는 4350억 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단기 하락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현재 양적완화 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뿐만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밝히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10일 전미경제연구소(NBER) 주최 행사에서 양적완화 유지를 시사했다. 그는 "실업률이 6.5%를 밑돌더라도 즉각적인 금리 인상도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국내 증시는 당분간 외국인 수급 동향과 실적 개선 추이에 따라 다시 반등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지난 상반기 외국인 보유 비중이 큰 폭으로 감소한 ITㆍ유통ㆍ화학ㆍ음식료 업종 등을 주목하라고 밝혔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놀자주(카지노·엔터·여행)'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LIG투자증권은 카지노 업종에 대해 하반기 '개별소비세'와 '일본 카지노 합법화' 이슈가 적절한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치 대비 주가(밸류에이션)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두 가지 이슈에 맞춘 매수 기회는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엔터주의 경우 엔저 현상의 완화와 다양한 사업 모델 구축으로 하반기엔 부정적 재료보다 긍정적인 부분이 많을 것이란 예상이다. 여행주는 시장 상황이 우호적으로 바뀌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 부품주와 일부 인터넷·게임주는 2분기에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스마트폰주의 2분기 실적은 갤럭시S4 효과가 완전하게 반영돼 전 분기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게임주 NHN이나 엔씨소프트 등 일부 대형주들이 실적을 회복할 전망이다.
중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은 증시에 부담 요인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추가 반등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중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좀 더 완화돼야 한다" 며 "전방산업이 경기 비탄력적이고 자체적으로 성장수요 확보를 통해 실적 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는 제약·바이오, 교육, 카지노 관련주 등이 반등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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