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의 명가들, 모바일게임으로 한판 붙는다

입력 2013-07-15 14:21  

역할수행게임(RPG)의 명가들이 직접 개발한 모바일 RPG게임이 올 하반기에 속속 출시되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개발 기간과 수명이 비교적 짧고, 직관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캐주얼 게임과 달리 1년 이상 '야심작'으로 준비한 모바일 RPG 게임들이 '구관이 명관'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롱런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선기를 잡은 것은 '창세기전' 개발사로 이름을 떨친 소프트맥스다. 소프트맥스가 개발하고 한게임(NHN)이 서비스하는 '이너월드'는 지난 11일 구글 플레이와 T스토어에 전격 출시됐다. RPG에 올 상반기에 돌풍을 일으킨 카드배틀게임(TCG)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창세기전'은 1995년 PC용 게임으로 처음 발매 돼 2000년까지 총 6편이 제작된 히트작이다. 소프트맥스는 오로지 '창세기전'의 힘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2001년)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차기작인 '마그나카르타'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소프트맥스의 매출액은 지난 10년간 30억~80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너월드'는 절치부심한 소프트맥스의 회심작인 셈. '창세기전 개발진들이 만든 첫 번째 스마트폰 게임'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은 '이너월드'는 사전 예약자만 9만명에 달했다.

출시 성적도 긍정적이다. 15일 현재 '이너월드'는 구글플레이 모바일게임 순위 16위에 신규 진입했다. 1~15위 게임들은 모두 카카오톡과 연동돼 있는데 반해 '이너월드'는 순수하게 입소문만으로 순위를 차지한 점이 눈에 띈다. '창세기전' 팬을 위한 카드 획득 이벤트도 준비돼 있어 앞으로 '팬심'이 얼마나 발휘될 지 기대된다.

'미르의 전설'로 온라인게임 시장에 한 획을 그었던 위메이드도 다음날 소셜네트워크 RPG '히어로스퀘어'를 출시하면서 모바일 RPG 공략에 나선다.



위메이드는 그동안 자회사 등을 통해 '캔디팡', '윈드러너' 등 캐주얼게임 히트작을 내놓았지만 자체 RPG 개발력을 살려 대작 모바일게임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히어로스퀘어'는 부유섬을 발전시키는 농장류 게임과 던전을 공략하는 RPG 속성을 혼합했다.

위메이드는 올 하반기에 액션 RPG '달을삼킨늑대'와 대서사 영웅 RPG '아틀란스토리' 등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달을삼킨늑대'는 이미 중국 텐센트게임즈와 중국 진출 계약이 체결돼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터줏대감 게임빌의 RPG 개발력도 간과할 수 없다.

게임빌은 연내 '제노니아' 시리즈를 이용한 '제노니아 온라인(가칭)'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기 RPG 모바일게임인 '제노니아'를 타 유저들과 즐길 수 있게 MORPG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제노니아' 시리즈는 6년에 걸쳐 5개가 출시됐으며 전세계적으로 4000만건이 다운로드됐다.

김석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CJ E&M, 위메이드 등 PC 네트워크 게임의 운영 노하우와 막강한 자금력을 확보한 기존 회사들이 모바일게임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반기부터 일본, 중국 등 주요 모바일게임 시장 성과와 미드·하드코어 장르의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모바일게임주의 주가 흐름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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