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철수 검토한다는 발레오전장의 사례

입력 2013-07-15 16:50   수정 2013-07-15 20:26

경주시 용강공단 내 프랑스계 자동차 부품업체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가 결국 한국 철수를 검토한다고 한다. 2010년 2월 인력 구조조정을 놓고 111일간 파업과 직장폐쇄라는 노사갈등을 겪었던 회사다. 그로부터 3년5개월 만인 지난 9일부터 해고근로자들이 금속노조 경주지부와 함께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이 땅에서 노사분규를 한 번이라도 겪어 본 외국인 투자기업은 너 나 할 것 없이 한국을 등지려 하는 판이다. 한국이 국제적인 블랙리스트에 오르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최근 GM이 한국 공장 생산물량 일부를 스페인으로 옮기기로 한 것도 심상치 않다. GM은 이미 한국을 ‘고비용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고 한다. 기본급 인상과 통상임금 문제로 임금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노조가 부분파업 중이어서 자칫 사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투자기업 몇 개 떠난다고 뭐가 대수냐고 하는 모양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정부와의 간담회 때마다 외국인 투자기업이 호소하는 최우선 문제가 바로 노사분규다. IMD WEF 등 국제기관들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강성노조가 한국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주범이 된 지도 오래다. 한번 박힌 나쁜 이미지는 좀체 바뀌지도 않는다. 한국 투자를 생각하는 일본 기업들을 마지막까지 망설이게 한다는 것도 오래전 마산수출자유지역에서 겪었던 노사분규 악몽이라고 할 정도다.

이러다 보니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면 뭐 하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산업부는 상반기 FDI가 신고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80억달러를 기록했다지만 막상 노사분규로 떠나버리면 그만이다. 지난해 국내 FDI 유입액과 국내서 해외로 나간 FDI 유출액 간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들어온 FDI 유입액은 99억400만달러였지만 밖으로 나간 FDI 투자액은 3.3배인 329억7800만 달러에 달했다. 기업때리기 규제가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특히 세계 최악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노동시장 경직성이 기업을 해외로 내몰고 있다. 다른 나라는 기업을 유치하지 못해 안달인데 우리는 떠나라고 등을 떼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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