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작품은 예술가가 살았던 공간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또 시대 상황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대전 이응노미술관이 16일부터 10월27일까지 여는 기획전 ‘이응노, 세상을 넘어 시대를 그리다’는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고암(顧庵) 이응노 화백(1904~1989)이 예술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거쳐간 서울 도쿄 파리 대전 등 주요 도시의 발자취를 되새기고 그 지역과 시대 상황이 작가에게 미친 영향을 살펴보는 전시다.
1904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이 화백은 묵죽의 대가였던 해강 김규진에게 가르침을 받았고 1935년 일본 남화의 대가 마쓰바야시 게이게쓰에게 배웠다.
1958년 프랑스에 건너가 그곳에서 생을 마친 고암은 ‘문자추상’ 시리즈에서 보듯 전통 회화의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서구 현대미술의 추상적 조형성을 과감히 접목해 한국화의 면모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번 전시에는 ‘대나무’ ‘외금강’ 등 전통 화풍을 구사한 작품을 비롯해 추상적이면서도 자유로운 구성을 보여주는 ‘영차영차’ ‘풍경’ 등 1950년대 작품, ‘구성’ ‘군상’ 등 파리 시절 서구 현대미술의 영향 아래 파격적인 조형성을 추구했던 작품 등 60여점을 선보인다.
어린이 체험학습,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해설 프로그램 등 부대행사도 열린다. (042)611-9821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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