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장품주 '비틀'…'빛바랜 방판시장'에 시름

입력 2013-07-16 13:42  

대형 화장품주가 방문판매 부진에 비틀대고 있다. 최대 유통판로인 방문판매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대형 화장품주의 주가도 미끄러졌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형 화장품 업체에서 방문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의 25~30% 수준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문판매 1위 아모레퍼시픽은 올 들어 이달 15일까지 주가가 22.6% 가량 추락했다. 같은 기간 경쟁업체인 LG생활건강은 약 15.2% 하락했다.

이날 오후 1시 25분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1.17% 내린 92만9000원에, LG생활건강은 2.87% 밀린 54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방문판매 경로의 시장 규모는 2조3300억원 수준으로 전년(2조1600억원) 대비 7% 가량 성장했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 침체와 방문판매법 개정으로 방판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 온라인몰 판매가 늘어난 것도 방판 시장을 위축시킨 주요인이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화장품 판매 트렌드가 변하면서 방문판매 매출도 줄고 있다"며 "고가격 제품 위주로 판매되는 방문판매의 매출은 줄어들고 저가격 제품의 비중이 높은 홈쇼핑, 온라인몰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대형 화장품 업체의 2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시장 매출을 늘리고 해외시장에서도 고성장했지만 방문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소비침체로 2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7924억원, 영업이익은 2.4% 늘어난 1005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LG생활건강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방문판매의 성장이 둔화돼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12% 증가한 1조790억원과 1180억원으로 추정했다.

1980년대 화장품 유통의 85%(1985년 기준)를 담당했던 방판 경로는 1990년대 할인점·온라인 판매 확산으로 대폭 위축됐다. 최근 30대 이하의 방판 인력을 44%로 늘리는 등 젊은 인력 확충에 공을 들였지만 매출 증가에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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