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오프 간격 10분…내장객 절반으로 축소
문체부 "비싸든 싸든 골프장이 알아서 결정" 9월10일께 정식 개장
국내에서 가장 비싼 그린피인 37만원을 받겠다고 선언한 경남 남해군의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이 골퍼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다. (주)한섬피앤디가 남해군 창선면 진동리 일대 193만2079㎡(약 58만평) 부지에 설립한 이 골프장은 오는 9월10일께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현재 35% 할인된 가격에 시범라운드를 하고 있다. 클럽하우스와 그늘집 공사가 완료되는 다음달 12일부터 정상 요금이 부과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1인당 37만원의 그린피를 내야 한다.
퍼블릭 골프장인데도 국내 최고가를 받는 이 골프장의 그린피는 더 정확하게 말하면 37만원이 아니다. 여기는 1명이 오든 2~3명이 오든 4명의 요금을 부과한다. 4명을 한팀으로 보고 무조건 148만원의 그린피를 받는다. 4명이 가면 1인당 37만원이고 3명이면 1인당 49만3300원, 2명이 플레이하면 1인당 74만원꼴이다.
○바다를 향해 치는 파3홀 인상적
골프장 측은 그린피를 비싸게 책정한 이유로 하루 40팀 미만으로 라운드 인원 최소화, 10분 간격 티오프, 전반 1번홀에서만 출발하는 ‘원웨이 티오프’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종배 한섬피앤디 대표는 “다른 골프장에 비해 손님을 절반가량 적게 받아 여유있게 치기 때문에 2배의 요금을 받아야 한다”며 “골프장에서 비싼 그린피로 수익을 내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바닷가와 인접한 시사이드골프장으로 풍광이 수려하다. 코스 전장은 7305야드로 긴 편이다. 그린 잔디는 벤트그라스다. 페어웨이에는 켄터키블루, 러프에는 브리티시오픈에서 볼 수 있는 기다랗고 질긴 페스큐가 심어져 있다. 볼이 들어가면 찾기 힘들다.
코스 설계는 카일 필립스가 했다. 그는 2001년 골프매거진 선정 세계 50대 골프장에 든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킹스반스 골프링크스 등 전 세계 16개국에서 36곳의 골프장을 건설했다. 한국에서는 이번이 첫 작품이다.
바다를 향해 돌출돼 있는 기암절벽 위에 코스가 조성돼 있다. 특히 12번홀부터 16번홀까지 해안선을 따라 라운드하게 된다. 15번홀을 마치고 만나는 그늘집은 바다 위에 있다. 저녁에 만찬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바닷가에 있는 3개의 파3홀이 인상적이다. 14번홀(파3)은 110m 정도로 거리가 짧지만 해안 끝에 있는 그린을 향해 샷을 날린다. 바다를 건너 쳐야 하는 16번홀(파3)은 이 골프장의 ‘시그니처홀(대표 홀)’이다. 화이트티 기준으로 150m, 블루티는 180m다. 맞바람이 불 경우 드라이버로 티샷을 해야 한다. 6번홀(파3·180m)도 바다를 넘겨서 티샷을 해야 한다. 가장 어려운 홀로는 400m가 넘는 15번홀(파4)이 꼽힌다.
○총 4000억원 투자한 명품클럽
이 골프장 오너는 의류업체 한섬 창업자인 정재봉 (주)한섬 부회장(73)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초 현대홈쇼핑에 자신의 한섬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4000억원을 골프장 리조트 건설에 투자했다.
클럽하우스 건축에 700억원, 직원 기숙사동 건립에만 100억원을 썼다. 뷰티크호텔 50실을 8월 말 오픈하고 내년에 추가로 50실 공사에 들어간다. 50실 호텔을 짓는 데 200억원이 소요됐다고 한다. 호텔은 콘도 분양 방식으로 팔 계획이다. 인근에 660㎡(약 200평) 규모의 빌라도 10채를 짓는데 분양가가 40억~50억원에 달한다.
정 부회장은 패션사업에서 번 돈을 골프장 건설에 쏟아부어 세계 10대 골프장을 짓겠다는 마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초고가 그린피 성공 여부 관심
미래에셋금융그룹 등이 부동산 펀드를 조성해 만든 강원 홍천군의 블루마운틴GC도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주말에 27만원의 그린피를 받는다. 수도권에서 가장 비싸게 받고 있는 남서울CC와 이스트밸리CC(26만원·주말 비회원 기준)보다 높은 금액이다.
이선근 골프다이제스트 편집장은 “그린피가 아무리 비싸도 골퍼들이 계속 가면 성공할 것이고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생각하면 외면받을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피 사전 심의제를 하는 제주도처럼 그린피를 자율 요금제에서 사전 심의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그린피 등 골프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이영래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진흥과 사무관은 “그린피를 규제하려면 이에 상응하는 반대급부가 주어져야 한다”며 “비싸게 받든 싸게 받든 골프장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로 규제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남해=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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