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상반기 고객감동 방송광고] 현대자동차그룹, 가슴에 와 닿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

입력 2013-07-17 15:30  

기업 및 그룹PR 부문 - 현대자동차그룹

어려운 일 돕는 오누이…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사회적 책임경영 전달…車산업 중요성도 알려
광고 물량 60% 외부 개방…캠페인 걸맞는 실천도




파란 하늘, 빨랫줄에 걸린 빨간 운동화 한 켤레가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잠시 후 잘 마른 운동화를 신으려고 꼬마 아이가 신발 끈을 묶고 있다. 아직 어려서 잘 안 되는지 누이가 와서 매듭을 마무리 해주었고 오누이는 같이 봄바람을 가르며 달려간다.

○광고도 힐링이 될 수 있다

봄바람 같은 휘파람 소리와 차분한 내레이션 뒤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이라는 중심 메시지가 남는다. 충분히 맑은 영상과 배경음악, 사이 좋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초록과 대화가 부족한 현대인에게 광고물 자체만으로도 힐링을 선물한다.

이 광고는 현대자동차그룹 기업PR 광고로, ‘동행’을 주제로 한 일련의 광고물 중 하나다. 공익광고처럼 보이지만 빨간 운동화가 클로즈업되는 장면에서 기업광고의 원형은 살짝 남겨두었다. 그 내용은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은 일자리 175만개, 무역흑자 1위, 국가 조세의 16%’로 기간산업의 위상과 함께 대표기업인 자사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광고라고 꼽는 이유는 우선 순수해 보이는 광고의 형식에서 상업성의 내용을 알아 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광고는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포함되기에 상업성을 벗어날 수 없다. 상업성이 전혀 없다면 그냥 공익광고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광고를 보면서 공익광고인지 기업광고인지 그 경계선에 대한 고민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30초 동안의 힐링을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광고로 남을 뿐이다.

현대자동차 ‘동행’ 광고가 좋은 것은 소비자가 좋아하는 광고가 될 수 있도록 정보 전달을 위한 영상은 과감히 줄였지만 기간산업으로서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는 점이다. 비록 소비자가 16%의 조세 비중을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에겐 없어서는 안 되는 기업으로 인식하게 한다면 그 역할은 충분히 한 것이다.

○악플도 물리치는 광고

최근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매체들의 성장으로 많은 기업들이 불리한 소문을 경계한다. 남양유업 사태는 SNS의 공감형성 능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고 지금도 해당 기업의 매출은 회복될 기미가 없다. 물론 명백한 잘못의 증거가 공개돼버린 상황에서 기업의 대응은 힘들 수밖에 없다. 다만 평소에 해당 기업이 사회의 공공성을 위한 일을 꾸준히 진행하고 그것을 공감시키는 일을 해왔더라면 동정심이라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는 상쇄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경우는 다르지만 현대자동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과반을 점유하는 대표기업이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끊임없는 견제와 심지어 악플의 단골 소재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때 ‘동행’이라는 광고는 악플러에 대항하는 면역세포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이제는 광고가 가지는 잠재적인 순기능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광고

‘동행’은 일련의 시리즈 광고인데 그 시리즈가 방영될 동안 기업은 실제로도 동행을 위한 많은 실천을 진행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현대차의 올해 그룹광고 예산 중 65%를 계열사가 아닌 중소 광고대행사에 개방한 것이다. 최근 국내 광고시장은 ‘하우스 에이전시’라 불리는 대기업 계열사로 집중이 심화되던 추세였다. 때문에 창의력이 중시되는 광고계에도 자본의 힘이 가장 큰 경쟁력이 돼버렸다. 다행히 그런 흐름에 기업 스스로 제동을 걸었고 이제 광고는 본연의 아이디어 경쟁의 영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그런 면에서 ‘동행’ 광고는 더욱 힘을 가진다.

기업에서 공익적 성격의 광고가 시작된 것이 외국에서는 1960년대부터였다. 당시에는 사기업이 공공기관으로 포장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시대는 바뀌었고 공동체에 대한 기업의 기여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사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공동체의 지속과 가치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런 과정이 대중에 올바르게 전달돼야 하는 것이다.

동행을 위한 행동이 있었기에 이 광고는 형식상의 좋은 영상미는 물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기능적 부분에 있어서도 완성도를 높였다. 광고의 사회성에 대해 생각해볼 부분이 많은 광고다.

문수권 <광고칼럼니스트>


광고에 담긴 의 - 신발끈 묶어주는 누나 … 동반성장 의지 표현

현대자동차그룹은 2011년부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이라는 그룹 비전을 광고 캠페인으로 보여줬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댓글로 차를 선물하는 ‘기프트카’ 시리즈, 버스에 오른 국민들을 응원한 버스 콘서트 등 다양한 시도를 선보였다.

올해 선보인 두 편의 광고 역시 신발과 시계태엽이란 상징물을 통해 기업의 비전을 담았다. 협력사를 동반자로 인식해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하고 국가 경제의 기반을 든든히 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신발’ 편은 기분 좋은 동행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을 보여주고 있다. 화창한 봄날, 신발끈을 묶어주는 남매와 손을 잡고 푸른 잔디를 힘차게 뛰어가는 다정한 모습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봄을 닮았다. 아이들의 미소와 풍경이 어우러져 긴 겨울을 깨고 새로운 출발을 앞둔 국민들에게도 희망찬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

자동차산업은 수많은 부품과 다양한 인력, 공정이 어우러지는 분야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낼 때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현대차는 운동화 끈을 고쳐 매고 힘차게 달려가는 아이들을 통해 협력업체와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시계태엽’ 편도 마찬가지다. 큰 바퀴와 작은 바퀴가 함께 맞물리며 돌아가는 시계태엽을 통해 협력업체와 건강한 성장을 일궈나가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가치를 표현해내려고 했다. 시계태엽이 돌아가자 맑게 울리는 뻐꾸기 소리는 모두가 힘을 합쳐 이룬 동행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상징한다. 광고 중간에 협력사 수출액 증가, 협력사 시가총액 증가 등 여러 지표를 보여줌으로써 설득력을 높였다.

광고를 제작한 회사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해 국민들이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기 쉽게 표현함으로써 현대자동차그룹이 그저 한 대의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가 아닌, 협력사와 모두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제작 스토리 - 광고제작 앞두고 3월 한파…푸른 잔디밭, 호주서 촬영

‘자동차 산업의 영향력’ ‘동반성장’ 등의 주제를 30초짜리 TV 광고에 담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를 ‘신발끈’ ‘시계태엽’과 같이 친숙하고 명확한 의미를 지닌 ‘오브제(objet)’를 통해 풀어냄으로써 좀 더 쉽고 친밀한 광고를 만들고자 했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 봄 햇살을 가득 머금은 아이들의 신발, 각각의 자리에서 긴밀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멈춰버리는 시계태엽처럼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과 경제발전을 위해 자기 몫을 다하고 있음을 표현하려고 했다는 설명이다.

‘신발’ 편의 핵심은 봄날의 싱그러움이다. 깔끔하게 고쳐 맨 운동화를 돋보이게 하는 건 새 봄의 싱그러움과 설렘을 담을 수 있는 배경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광고촬영이 예정됐던 지난 3월 초는 기록적인 한파가 닥친 상황. 촬영 장소 선정을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한국과는 계절이 정반대인 남반구의 호주를 촬영지로 정했다. 덕분에 광고를 보는 시청자들은 바싹 마른 운동화와 푸른 잔디밭을 보며 조금 더 기분 좋게 봄을 맞을 수 있었다.

‘시계태엽’ 편의 주인공은 두말 할 것 없이 정교하게 돌아가는 시계부품이다. 함께 어울리는 동행의 모습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이를 섬세하게 표현해줄 곳을 수소문했다. 결국 촬영팀이 찾은 곳은 일본의 한 시계장인의 공방. 덕분에 평생 시계를 만들고 시계만 생각한 장인이 직접 돌리는 태엽의 디테일한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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