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게임 1년] 금싸라기 '네이버 웹툰-카카오 게임'

입력 2013-07-17 15:32   수정 2013-07-20 16:02

<p>웹툰계에는 초록 공룡 네이버가 있다면, 게임 플랫폼계에는 노란 불씨 카카오가 있다.</p> <p>지난 4월 24일 국내 최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인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13(NDC)'의 오프닝 세션으로 서민 넥슨 대표와 허영만 화백이 대담을 나누었다. 그들은 비록 게임과 만화라는 다른 분야에 속해있지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라는 공통점을 가졌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
▲ 서민 넥슨 대표(왼쪽)-허영만 화백 NDC 오프닝 대담
특히 게임과 만화는 스마트한 시대에 접어들며 터닝 포인트를 갖는다. 스마트폰 게임과 웹툰은 업계에 기존 콘텐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p> <p>스마트폰 시대 이전, 게임은 주로 젊은 사람들의 놀이로, 부모님 세대가 컴퓨터로 게임을 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엄마가 새벽까지 '하트'를 날리고, 회사에 출근한 아빠가 한 시간마다 '타이어'를 보내게 한 일등공신이다.</p> <p>웹툰 역시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시대 이전 '만화'의 이미지는 썩 좋지 않았다. 왠지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좋지 않은 의미에서의 '오타쿠'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웹툰이 활성화되면서 출근길 지하철에서 웹툰을 보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즉 게임과 만화는 모두 스마트폰 세대에 접어들면서 기존의 인식을 바꾸며 '문화 콘텐츠'로 당당히 격상하게 된 것이다.</p> <p>■ 카카오와 네이버의 '금싸라기 땅'</p> <p>레벨업한 콘텐츠의 중심에는 플랫폼이 있다. 게임의 경우 '카카오 게임하기'를 들 수 있고, 웹툰의 경우 '네이버'를 들 수 있다. 카카오톡은 2010년 3월 18일 서비스를 시작하고 카카오 게임하기는 2012년 7월 30일부터 서비스되었다. 웹툰 역시 2004년 다음을 시작으로 네이버는 2005년부터 사업에 뛰어들어, 카카오의 '게임'이나 네이버의 '웹툰'은 메인 콘텐츠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이 콘텐츠들은 카카오와 네이버의 금싸라기 땅이다.</p> <p>카카오와 네이버, 두 플랫폼의 공통점은 우선 '플랫폼'으로만 작용한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사람들이 쉽게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공간을 대여해준다. 따라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게임'과 '웹툰'의 질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카카오는 공간을 대여해주고 대여비로 전체 수익의 21%를 가져가고, 네이버는 작가들에게 원고료를 지불한다는 것이다.</p> <p>하지만 카카오톡 게임의 경우 계속해서 유저들의 사랑을 받는다면 현재까지는 '네버엔딩 업데이트'를 통해 아직까지는 플랫폼에 계속 남아있을 수 있다. 반면 웹툰의 경우 '네버엔딩 연재'는 무리가 있다. 물론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처럼 751화(7월 16일 기준)라는 대하드라마 스케일의 연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일정 연재 기간 동안 연재가 이루어진다.
▲ 스마트폰 버전 네이버 웹툰(왼쪽)-카카오톡 게임하기
하지만 플랫폼이 마냥 친절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경우 정확한 기준은 밝히지 않았지만 '인기 게임'과 '최고 매출' 게임을 목록으로 보여주며, 네이버 웹툰은 각 요일마다 조회수나 별점이 높은 순으로 목록을 보여준다. 카카오톡의 경우 전체 게임 185개 (7월 16일 기준)중 최고매출 부문에는 49개를 제외한 136개의 게임만 노출된다.</p> <p>따라서 개발자들과 작가들은 되도록 '높은 곳'에 노출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듯, 스크롤이 멀어지면 클릭수도 낮아지기 때문이다.</p> <p>■ 카카오 185개-네이버 웹툰 163개 '경력 한 줄' 최고 PR</p> <p>하지만 카카오 게임하기와 네이버 웹툰이 '콘텐츠의 질'로 승부를 본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듯 카카오 드림, 혹은 네이버 드림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p> <p>현재 카카오 게임하기에는 185개의 게임들이 출시되어 있고, 네이버 웹툰은 2013년 연재된 작품을 기준으로 스마트툰과 완결작을 포함해 총 163개의 작품들이 연재되고 있다. 얼핏 듣기에는 '너무 많은 게 아닌가?'라고 생각이 들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카카오 게임하기에 들어가고 싶은 개발사들이 미팅을 하고 있고, 네이버 웹툰에 들어가기 위해 작가들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 이말년 시리즈, '127화 기안84 회고록 상' 중
지난 몇 개월 동안 만난 여러 개발사들은 하나같이 '곧 카카오톡에서 게임이 출시된다'고 이야기했다. 즉 앞으로 출시될 게임들이 때를 기다리며 얌전히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 웹툰 역시 '베스트도전'에서 휴재를 포함한 136종의 웹툰이 연재되고, 2013년 업데이트된 작품수는 547종이 있다.</p> <p>이렇게까지 개발사들과 웹툰 작가들이 바늘구멍을 통과하려는 이유는 카카오와 네이버에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경력 한 줄'이 되기 때문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게임과 관련해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 '카카오톡에 입점했다'는 말 한마디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고 말할 정도다. 따라서 회사의 게임을, 혹은 작가 자신을 '브랜드화' 할 수 있는 최고의 PR인 셈이다.</p> <p>■ 애니팡-드래곤플라이트-헬로 히어로 등 장르 선점 '대박'</p> <p>연극의 3요소는 무대, 배우, 관객이다. 연극을 즐기는 '관객'이 있을 때 3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며 완전해질 수 있다. 게임과 웹툰 역시 마찬가지다.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와 독자가 있을 때 완전체가 될 수 있다.</p> <p>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리뷰에 솔직하게 평가를 한다. 재밌는 게임은 '강력 추천'을 하며 엄지손가락을 올리지만, 재미가 없거나, 업데이트가 느리거나, 렉이 심한 게임에는 가차 없이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는 유저들도 많다. 웹툰의 독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업데이트가 느리거나 스토리의 전개가 이상해지면 원색적인 악플을 달기도 한다.</p> <p>그렇다면 이런 '관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은 첫번째로 앞서 말한 '콘텐츠의 질'이다. 좋은 게임과 재밌는 웹툰은 어둠 속에 빛을 숨길 수 없듯이 티가 나기 마련이다.</p> <p>더불어 중요한 것은 '정성'이다. 게임에서의 정성은 '지속적인 업데이트'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웹툰에서의 정성은 '정확한 마감 시간'을 뜻한다. 한 웹툰 작가는 재미있는 스토리로 독자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마감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잦아 화가 난 유저들은 최하점의 별점을 주기도 했다. 게임 역시 업데이트가 꾸준한 업데이트가 없으면 유저들은 '버린 게임이다'라며 금방 떠나버린다.</p> <p>여기에 '장르의 선점'도 무시할 수 없다. 대학생 시절, 학교 앞은 이탈리아처럼 스파게티 집이 호황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고기와 냉면을 함께 주는 신개념 '육쌈냉면'집이 생겼고,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몇 달 후 비슷한 냉면집이 주변에 생겼지만, 처음 생긴 육쌈냉면의 위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 카카오톡 게임 장르별 분포도, 제공=카카오톡
네이버 웹툰의 경우 '드라마, 일상, 액션, 순정, 감성, 스릴러, 시대극, 스포츠, 에피소드, 옴니버스, 스토리'등 11개의 장르로 분류한다. 카카오톡 게임도 마찬가지로 '캐주얼, 퍼즐, SNG, RPG, 퀴즈, 액션, 슈팅, 스포츠, 시뮬레이션, 디펜스, TCG, 기타' 등 약 12개의 장르로 구분된다.</p> <p>카카오톡에서 대박을 친 역대 게임들을 보면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넥스트플로어의 '드래곤 플라이트', 파티게임즈의 '아이러브커피', 핀콘의 '헬로히어로', 위메이드의 '윈드러너', 넷마블의 '다함께 차차차', '마구마구2013', '모두의 게임' 등 먼저 장르를 선점한 게임들이다.</p> <p>웹툰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작가는 비슷한 장르의 웹툰을 연재하는 작가에게 '네 일상툰이 너무 인기가 많아서 긴 휴식 후 복귀할 때 독자들이 나를 찾지 않을까봐 긴장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p> <p>이처럼 플랫폼은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며 황금기를 맞이한 다양한 콘텐츠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비게이머를 열혈 게이머로 만들고, 만화를 보지 않던 사람이 웹툰으로 요일 변화를 인지 할 만큼 애독자로 만든 플랫폼의 힘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며 더욱 콘텐츠를 발전시켜 나갈지 기대할만하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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