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사, 높이 높이 날았다

입력 2013-07-17 17:08   수정 2013-07-17 23:25

노선 확대로 승객 증가…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

제주항공, 반기영업익 62억
진에어, 매출 7.2% 늘어

항공기 추가도입 늘어…하반기 실적전망도 쾌청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엔화 약세와 북한 핵 위협 등 악재에도 올해 상반기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알뜰 해외여행객 증가에 따라 취항 노선을 지속 확대한 덕분이다. 여름 성수기가 포함되는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좋은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말 저비용 항공사들이 실적 잔치를 벌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 5개사 중 1위인 제주항공은 17일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2057억원, 영업이익은 940% 증가한 62억40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가 상반기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항공은 당기순익과 수송 실적에서 모두 반기 기준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268.1% 증가한 72억3000만원의 순익을 올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1000억원 이상 증가한 4500억원, 영업이익은 목표했던 17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 2위인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도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1281억원을 나타냈다. 다만 엔화 약세 영향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 줄었다. 마원 진에어 대표는 “작년 영업이익이 매우 좋았던 영향도 있고 엔저 등 환율 여건이 좋지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은 매출 1300억원을 기록했고 이스타항공은 매출 1169억원을 달성했다. 이스타항공은 영업이익 4억2000만원을 거둬 취항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실적이 흑자전환했다. 박수전 이스타항공 대표는 “올해 상반기 30억원대 적자를 예상했는데 오히려 흑자를 거뒀다”며 “올해 목표인 매출 2111억원과 영업이익 70억원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이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낸 것은 해외 여행객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삼일절과 석가탄신일이 금요일이었고 현충일이 목요일이어서 유난히 징검다리 휴일이 많았다.

신규 노선과 운항 여객기가 많아진 것도 실적 개선의 주된 이유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괌과 나고야, 후쿠오카, 칭다오 등 아시아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신규노선을 잇달아 개설했고 작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5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했다. 이스타항공은 중국 부정기편 운항을 늘린 덕분에 수익성이 개선됐다.

저비용 항공사들은 하반기에도 투자를 확대한다. 제주항공은 지난 4일부터 하루 2회 인천~도쿄 노선에 취항했다. 진에어는 오는 24일 인천~나가사키 노선에 정기편을 운항하고 동남아와 대양주 노선 등에 대한 추가 취항을 위해 B737-800 항공기 1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진에어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취항 5년 만에 유니폼도 교체했다. 9월부터 캡모자와 티셔츠를 벗고 청바지에 넥타이와 셔츠, 검정 자켓을 입는다. 이번 유니폼 디자인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둘째딸인 조현민 진에어 전무(마케팅본부장)가 총괄했다. 조 전무는 “진에어의 상징인 청바지를 유지하면서 활동적이면서도 격식있고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를 더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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