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다시 늦추자"…美 "김관진 국방장관이 제안"

입력 2013-07-17 17:23   수정 2013-07-18 01:54

"북한 위협 계속되고 있다"


한국이 미국에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다시 연기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17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척 헤이글 국방장관에게 최근 전작권 전환의 재연기를 제안해 양국 정부가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입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도 전달됐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2013년 전반기에 심각해진 북한 핵 문제 등 안보 상황을 중요한 조건으로 고려하면서 전작권 전환 준비를 점검해 나가자고 미국 측에 제의해 한·미 간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정부가 전작권 전환의 재연기를 제안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전작권 전환은 향후 한·미 안보협의회(SCM), 군사위원회의(MCM)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2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전작권 전환에 따른 새 연합지휘구조에 대해 합의할 예정이었으나 회의 후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서 전작권 전환 논의는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후 전작권 전환이 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전작권 재연기론의 배경에는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대남 전쟁 위협 수위를 급격하게 높인 것을 꼽을 수 있다. 북한은 지난 2월 3차 핵실험 이후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1호 전투근무태세’ 명령을 내리는 등 위협의 강도를 끌어올렸다.

정부가 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제의한 시기가 지난 3월이며 김 장관이 샹그릴라 대화에서 헤이글 장관에게 전환 시기의 연기를 제의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올해 초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등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해 전작권 전환 시기의 재연기를 제의했음을 시사했다. 한·미 양국은 2006년 전작권을 2013년 전환하기로 합의한 뒤 2010년에 전환 시기를 2015년으로 연기했다.

국방부는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릴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한·미 안보협의회(SCM)를 통해 미국 측과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 문제를 포함한 구체적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들 회의를 거쳐 전작권 전환시기를 언제까지 연기할지에 대한 양국 합의안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킬 체인(kill chain) 구축 완료 등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우리 군의 능력이 확충될 때까지 전작권 전환시기 연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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