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NEC와 레노버 간 휴대폰 사업 합작 논의가 출자 비율 등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사실상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NEC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 내 휴대폰 생산 1위 업체였다. 10개 이상의 업체가 난립한 시장에서도 한때 점유율이 27%에 달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휴대폰 시장의 주력 제품이 스마트폰으로 바뀌면서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2010년엔 일본 내 경쟁업체였던 히타치 카시오 등과 휴대폰 사업부문을 통합, 재기에 나섰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작년 NEC의 일본 내 휴대폰 시장점유율은 5.3%로 8위에 그쳤다.
다급해진 NEC는 과거 PC사업을 서로 통합했던 경험이 있는 중국 레노버에 구원 요청을 했지만 이마저도 이번에 거절당했다. 마지막 탈출구마저 봉쇄된 것이다. 일본 최대 무선통신회사인 NTT도코모가 올해부터 삼성의 갤럭시와 소니의 엑스페리아 두 기종에만 보조금을 집중하는 ‘투톱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도 NEC의 목을 조른 요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NEC가 결국 독자적으로는 더 이상 스마트폰 사업을 끌고 가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앞으로는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구형 휴대폰(피처폰) 사업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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