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하지정맥류 유발 습관, 어떤 것이 있을까?

입력 2013-07-18 09:40  


[이선영 기자] 다리가 붓고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하지정맥류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종아리 부분에 실타래가 엉킨 듯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온 하지정맥류. 미용적인 문제로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심각한 혈액순환 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정맥류는 정맥의 와류현상(물이 소용돌이치면서 흐름 혹은 그런 흐름)으로 정상적인 혈액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아 정맥부전(정맥 기능이 완전하지 않음)이 나타난 것을 말한다. 우리가 주로 하지정맥류라고 하는 것은 그러한 증상이 보통 다리에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흔히 ‘다리에 힘줄이 튀어나왔다’고 이야기하지만 의학적인 관점에서 이 말은 틀린 표현이다. 하지정맥류는 힘줄(인대, 건)이 아니라 다리 혈관에 문제가 생긴 혈관 질환이다.

다리의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겨서 정맥이 늘어져 혈관이 피부를 통해 구불구불 튀어나온 혈관 기형을 뜻한다. 거미줄 같은 실핏줄이 나타나기도 한다. 처음엔 장딴지부터 시작해 점점 위쪽으로 올라가 사타구니까지 진행하며 서 있을 때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정맥은 동맥과 달리 자체 추진력이 없어 장딴지 근육의 이완·수축운동의 도움을 받아 혈액이 심장으로 이동하게 한다. 이때 혈액의 역류를 막는 것이 판막(valve)이다. 판막은 한쪽 다리에 대략 60~70개 정도 존재하며, 한쪽 방향(심장 쪽)으로만 피가 흐르도록 한다.

판막에 이상이 생기거나 혈관벽이 약해져서 늘어나면 판막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이때 혈액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역류해 발끝에서 올라오는 혈액과 충돌하게 되고 정맥이 팽창해 하지정맥류가 발생한다.

하지정맥류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환자의 과반수는 어머니가 하지정맥류 환자인 것으로 나타나 모계 유전 성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천적으로는 환경적요인(직업적 특성-오래 서 있거나 오래 앉아 있는 경우), 노화(혈관 벽 약화), 비만(갑작스러운 체중 변화), 운동부족, 변비, 임신(복압 증가, 호르몬 변화, 혈액량 증가), 호르몬 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발병률이 높아진다.

이중에서도 하지정맥류는 오래 서서 일하거나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생기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고정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는 생활습관이다. 다리를 꼬거나 하이힐을 신는 사람,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것, 운동을 전혀 안하는 사람들도 조심해야 한다.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서 근무하는 사람은 종아리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전혀 없어서 혈액순환이 잘 안 된다. 방바닥에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은 조금만 앉아 있어도 다리에 쥐가 나서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된다.

하지만 장시간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그런 불편함이 없어서 더욱 오랫동안 같은 자세를 유지하게 되고 이러한 습관 때문에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경우가 더욱 많은 것이다.

또 하이힐을 신는 것은 발끝으로 걸어 다니는 것과 유사한데 종아리 근육이 수축만 하고 이완을 할 수가 없다. 하루 종일 돌아다녀봤자 종아리 근육이 움직이지 않고 계속 서있는 자세로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리가 더 피곤하고 붓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하이힐을 신는 사람들은 앉아있을 때 발목을 위아래로 올리면서 종아리 근육을 수축 이완되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더불어 건강에 좋은 등산도 하지정맥류 환자에겐 독이 될 수 있다. 피가 다리 쪽으로 더 많이 몰려 통증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다.

초기 하지정맥류는 외관상 다리의 정맥이 튀어나오거나 두드러져 보인다는 것 외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그러나 하지정맥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진행되는 질병으로 계속 방치하면 확장된 혈관이 주변의 조직 및 신경 등을 압박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자각증상은 하지부종, 저리거나 쑤시는 느낌, 하지중압감(무거움), 통증, 근육경련(쥐나는 것), 가려움증 등이 있다. 지속적으로 방치하면 말기에는 가려움증, 염증, 피부궤양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정맥류 치료에는 비수술적인 방법과 수술적 방법이 있다. 수술적 치료에서는 보통 혈관을 없애기도 하는데 정맥류가 진행된 혈관을 없애더라도 다른 우회 혈관을 이용해 심장 쪽으로 혈액순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임신 시 일시적 정맥 확장, 정맥류 발생 예방, 혹은 치료 후 재발방지의 목적 등의 경우에는 비수술적 방법인 압박붕대나 정맥류용 고탄력 압박스타킹을 착용한다. 또 다리를 올리거나 자주 걷는 물리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한 압박스타킹은 여성들이 흔히 착용하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스타킹과는 생산 목적이나 사용 용도가 다르다. 일정한 압력으로 다리의 근육을 조여 장딴지 근육의 이완·수축운동을 도와 정맥 혈액순환을 증진시키는 기능을 한다.

치료 후에는 치료 부위를 압박하고 주변 혈관으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통증 완화 및 치료 경과를 호전시킨다.

이외에도 비수술적 방법에는 순환부전을 개선해주는 약물요법이 있다. 포도추출물, 특히 잎을 건조해서 추출한 폴리페놀이 혈관벽의 탄성을 높여 순환작용을 촉진하는 한림제약 ‘안토리브캡슐’을 비롯해 한국웨일즈제약의 ‘해모론캡슐’, 한국웰팜의 ‘비탁스캡슐’ 등이다.
(사진출처: 영화 ‘원초적 본능 2’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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