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시범 운항
獨, 2009년 북극항로 첫 이용후 각국 선점경쟁
기존 수에즈 항로보다 운임비 최대 92만弗 절감
부산항, 수혜 가능성…높은 선박 보험료는 부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현대글로비스 등 국적 선박이 시범운항을 통해 북극항로 개척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기존 항로를 이용할 때보다 운항거리가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운항거리가 줄어드는 만큼 운임을 아끼고, 화물 운송시간도 단축할 수 있는 것이다. 각국이 북극항로 선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해운업체도 조만간 북극항로 개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운임비 대폭 절감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 가는 운항거리가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기존 항로(2만㎞)에 비해 7000㎞ 줄어든다. 운항기간은 40일에서 30일로 크게 단축된다. 또 부산에서 파나마운하를 거쳐 미국 뉴욕항으로 가는 지금 항로(1만8000㎞)보다는 북극항로가 5000㎞ 단축돼 25일에서 19일로 운항기간을 줄일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수에즈나 파나마항로와 비교해 보면 북극항로가 최소 55만달러에서 92만달러의 운임료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북극항로 개척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 얼음이 줄어들면서 탄력이 붙었다. 2007년 이전까지는 북극해 해빙기가 9월부터 시작됐다. 배가 다닐 수 있는 기간이 한 달에 불과했다. 지구 온난화가 빨라지면서 해빙기는 7월로 앞당겨졌고, 2011년에는 북극해 얼음이 8000년 만에 최소치로 줄어들었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7~8년 전만 해도 뱃길이 열리는 기간이 9월 한 달뿐이었지만 빨라진 지구온난화 속도에 힘입어 올해는 4개월쯤 배가 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각국 선점경쟁 치열
이에 따라 북극항로 개척과 선점을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09년 7월 독일 벨루가쉬핑 소속의 프래터니티호 선박이 처음으로 북극항로를 이용, 유럽에서 아시아로 오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2월엔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즈프롬이 대형 LNG선으로 북극항로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북극항로를 완전히 관통해 화물을 이동시킨 사례는 2005년까지 7회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6회로 급증했다. 노르웨이 추크사는 북극물류센터를 자체적으로 설립하는 등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
현재 북극항로를 이용하려면 러시아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물의 종류와 무게 등에 따라 통행료를 내면 러시아 정부가 얼음을 깨면서 항해할 수 있는 쇄빙(碎氷)선을 빌려준다. 쇄빙선은 화물선 앞에서 얼음을 깨며 항로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높은 보험료는 부담
북극항로 이용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북극항로를 통과하려면 유빙에 견딜수 있는 내빙(耐氷)선박을 이용해야 한다. 선박 건조비용이 늘어나고 북극해를 통과할 수 있다는 인증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자칫 얼음과 출동할 수 있는 위험이 높아져 보험료도 올라간다.
내빙선 운용 경력이 있는 한 관계자는 “배가 두꺼워지는 만큼 연료효율이 낮아지고, 얼음으로 선박이 받는 충격도 상당하다”며 “작년 한 해 동안 노르웨이 러시아 등 북극에 인접한 일부 국가 선박만이 북극항로를 통해 화물을 나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북극항로의 경제적 효과가 어느 정도에 달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항로 자체가 바뀌는 것이어서 세계 항만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유럽으로 가는 물동량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홍콩과 싱가포르가 번성했지만 앞으로는 북극항로 요충지 러시아에 인접한 한국과 일본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세종=김우섭/김대훈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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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2009년 북극항로 첫 이용후 각국 선점경쟁
기존 수에즈 항로보다 운임비 최대 92만弗 절감
부산항, 수혜 가능성…높은 선박 보험료는 부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현대글로비스 등 국적 선박이 시범운항을 통해 북극항로 개척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기존 항로를 이용할 때보다 운항거리가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운항거리가 줄어드는 만큼 운임을 아끼고, 화물 운송시간도 단축할 수 있는 것이다. 각국이 북극항로 선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해운업체도 조만간 북극항로 개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운임비 대폭 절감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 가는 운항거리가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기존 항로(2만㎞)에 비해 7000㎞ 줄어든다. 운항기간은 40일에서 30일로 크게 단축된다. 또 부산에서 파나마운하를 거쳐 미국 뉴욕항으로 가는 지금 항로(1만8000㎞)보다는 북극항로가 5000㎞ 단축돼 25일에서 19일로 운항기간을 줄일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수에즈나 파나마항로와 비교해 보면 북극항로가 최소 55만달러에서 92만달러의 운임료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북극항로 개척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 얼음이 줄어들면서 탄력이 붙었다. 2007년 이전까지는 북극해 해빙기가 9월부터 시작됐다. 배가 다닐 수 있는 기간이 한 달에 불과했다. 지구 온난화가 빨라지면서 해빙기는 7월로 앞당겨졌고, 2011년에는 북극해 얼음이 8000년 만에 최소치로 줄어들었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7~8년 전만 해도 뱃길이 열리는 기간이 9월 한 달뿐이었지만 빨라진 지구온난화 속도에 힘입어 올해는 4개월쯤 배가 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각국 선점경쟁 치열
이에 따라 북극항로 개척과 선점을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09년 7월 독일 벨루가쉬핑 소속의 프래터니티호 선박이 처음으로 북극항로를 이용, 유럽에서 아시아로 오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2월엔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즈프롬이 대형 LNG선으로 북극항로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북극항로를 완전히 관통해 화물을 이동시킨 사례는 2005년까지 7회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6회로 급증했다. 노르웨이 추크사는 북극물류센터를 자체적으로 설립하는 등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
현재 북극항로를 이용하려면 러시아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물의 종류와 무게 등에 따라 통행료를 내면 러시아 정부가 얼음을 깨면서 항해할 수 있는 쇄빙(碎氷)선을 빌려준다. 쇄빙선은 화물선 앞에서 얼음을 깨며 항로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높은 보험료는 부담
북극항로 이용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북극항로를 통과하려면 유빙에 견딜수 있는 내빙(耐氷)선박을 이용해야 한다. 선박 건조비용이 늘어나고 북극해를 통과할 수 있다는 인증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자칫 얼음과 출동할 수 있는 위험이 높아져 보험료도 올라간다.
내빙선 운용 경력이 있는 한 관계자는 “배가 두꺼워지는 만큼 연료효율이 낮아지고, 얼음으로 선박이 받는 충격도 상당하다”며 “작년 한 해 동안 노르웨이 러시아 등 북극에 인접한 일부 국가 선박만이 북극항로를 통해 화물을 나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북극항로의 경제적 효과가 어느 정도에 달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항로 자체가 바뀌는 것이어서 세계 항만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유럽으로 가는 물동량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홍콩과 싱가포르가 번성했지만 앞으로는 북극항로 요충지 러시아에 인접한 한국과 일본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세종=김우섭/김대훈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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