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실제로 판매돼야 실적 반영…조선·건설 등 수주산업은 매출로 잡히는데 시차 필요
일부 상장사는 월별로 실적을 발표한다. 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전에 경영성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월별 발표 자료로 분기 실적을 추정할 때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마다 매출 총이익, 제품 판매량, 수주액 등을 발표하는 등 기준이 다르고, 영업이익 등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수치가 정확히 공시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월별 발표는 개별재무제표 기준이라 투자자들이 참고하는 연결재무제표 실적과도 다르다.
○영업이익은 숨겨져 있다
유통업종 중에서는 신세계와 이마트가 월별로 매출과 매출총이익을 발표한다. 4~6월 월별 발표 실적을 합산하면 신세계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54% 줄어든 1조85억원, 매출총이익은 1.27% 늘어난 280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마트의 2분기 잠정 매출은 1.64% 감소한 2조9345억원, 매출총이익은 1.29% 증가한 762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영업이익은 여기서 알 수 없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매출총이익에서 판매관리비 등을 제외한 수치기 때문에 매출총이익만으로는 영업이익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이마트의 2분기 영업이익 평균은 전년 동기보다 3.82% 적은 1729억원이다. 매출총이익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국전력은 월별 전력판매량과 판매수입, 한국가스공사는 가스 판매량을 발표한다. 한국전력의 잠정 2분기 전력 판매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11.91% 늘어난 약 11조원, 한국가스공사의 가스 판매량은 12.67% 늘어난 834만t이다. 이 수치로 매출은 어림짐작할 수 있지만 역시 영업이익은 알 수 없다. 증권사들은 한국전력이 2분기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표와 실제 판매대수는 다르다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는 월별로 국내외 차량 판매대수를 발표한다. 완성차업체들의 2분기 잠정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보다 늘었다. 현대차는 2분기에 내수와 수출을 합쳐 전년 동기보다 9.43% 늘어난 121만대, 기아차는 5.53% 증가한 74만대, 쌍용차는 26.42% 늘어난 3만8000여대를 팔았다는 잠정 수치를 발표했다.
투자자들이 주의할 점은 각 완성차업체가 발표하는 판매대수와 실제 판매대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각 회사가 매달 발표하는 판매대수는 공장 출하 기준”이라며 “출하부터 실제 판매 시기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 연구원은 “연결재무제표 도입 후에는 공장에서 출하한 차가 실제로 판매되지 않으면 상계 처리돼 실적에 반영되지 않는다”며 “반대로 출하 뒤 판매 전까지 재고로 쌓였던 차가 실제 판매되면 실적이 올라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2분기 실적 추정 평균은 매출은 각각 22조9364억원(전년 동기 대비 4.54% 증가), 12조5320억원(-0.15%), 영업이익은 각각 2조3531억원(-7.23%), 9949억원(-19.21%)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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