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 과정에서 정부의 재정보증 서류를 위조한 광주광역시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문서 위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징벌 차원에서 광주시가 개최지로 선정되더라도 국비 지원을 일절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에 나선 광주시가 국제수영연맹(FINA)에 제출한 유치의향서 가운데 정부의 재정 지원을 보증하는 서류에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최광식 전 문체부 장관의 사인을 위조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유치 여부에 관계 없이 강운태 광주시장(사진 오른쪽)을 공문서 위조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광주시는 지난해 10월 FINA에 제출한 유치의향서에 ‘한국 정부가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버금가는 재정 지원을 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서류에 정부 승인 없이 총리와 장관 사인을 위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739억원을 지원했다.
정부, 지자체 무분별한 대회유치 제동…광주 "수긍 못해"
지난 4월 FINA 현지실사단이 한국을 찾았을 때 총리실과 문체부가 서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위조 서류를 발견했다. 광주시가 지난 6월 FINA에 제출한 최종본에는 정상적으로 정부의 동의를 얻었으며 재정 지원이 아닌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를 놓고 광주시와 헝가리 부다페스트가 경합 중이다. 개최지는 19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FINA 총회에서 결정된다.
문체부는 대회 유치 여부와 관계없이 검찰 고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위조된 서류를 발견하고 바로잡아 최종 제출을 했기 때문에 대회 유치와 서류 위조는 분리해서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유치를 하더라도 국비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방침을 세웠다. 노태강 문체부 체육국장은 “공문서를 위조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벌칙’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노 국장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들이 무분별하게 대회를 유치해 놓고 정부에 떠넘기는 사례가 많았다”며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FINA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조치를 내릴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가 검찰 고발 방침을 정했기 때문에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가 위신 실추는 물론 앞으로 지자체가 국제대회를 유치할 때 신인도 하락에 따른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관계자는 “관련 직원들이 모두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지에 나가 있지만 국제행사를 한두 번 유치하는 일이 아니어서 이처럼 눈에 드러나는 오류를 범할 리 없다”며 문체부의 입장을 수긍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광주시의 또 다른 관계자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가 광주지역을 넘어 국익과 관련된 일이므로 일단 유치해 놓고 절차상 문제는 나중에 밝혀야 한다”며 “그동안 여러 고비를 넘겼는데 개최지가 결정되는 날 이 같은 내용을 유포한 것은 결국 광주시의 쪽박을 깨는 것과 다름없다”고 항변했다. 김윤석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위원장은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개최지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이승우/광주=최성국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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