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도 유독가스 사고
서울 군자동 세종대 실험실에서 19일 황산 유출로 실험하던 대학원생 등 7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대학에서는 지난 5월에도 유독가스인 삼브롬화붕소가 유출돼 소동이 벌어진 바 있다.
본지 6월22일자 A21면 참조
이날 오후 5시15분께 세종대 영실관 307호 식품공학과 연구실에서 실험 중 용기가 폭발하면서 황산 0.5ℓ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연구실에 있던 학생 서모씨(23) 등 7명이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건물 내에 있던 2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부상자 가운데 조모씨(23·여)와 박모씨(26·여), 중국인 맹모씨(26) 등 3명은 상반신에 심한 화상을 입고 화상전문 병원인 강남 베스티안병원으로 옮겨졌다. 서모씨와 중국인 전임 연구원 양모씨(36), 베트남인 하모씨(26·여), 한국인 최모씨(20·여)도 인근 병원에서 응급 조치를 받은 뒤 모두 베스티안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관계자에 따르면 사고는 식품 분해 실험을 하기 위해 식품을 황산에 넣어 끓이던 중 용기를 떨어뜨리면서 일어났다. 연구실에 있던 7명은 유출된 황산에서 발생한 연기와 열에 의해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산은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들어가면 기관지염 및 폐수종을 일으킬 수 있고, 피부에 직접 닿으면 심한 화상을 일으킨다. 사고 당시 연구실에는 전임 연구원 1명, 대학원생과 대학원·학부 연계 과정생 등 학생 6명이 있었다.
현장에는 소방당국 등이 긴급 투입돼 황산 제거 작업을 벌이는 한편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세종대는 지난 5월29일에도 태양전지실험실에서 1.5ℓ 석영용기가 파열돼 삼브롬화붕소가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삼브롬화붕소는 반도체나 전지 실험에 쓰이는 화학물질로 물과 반응하면 유독가스가 배출되는 독극물로, 이를 들이켜면 폐부종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당시 학생 2000여명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면서 사태 수습에 8시간이 걸렸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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