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뮤추얼펀드·대체ETF 관심 높아져
공매도하고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도 투자
미국 뉴저지주 쇼트힐스에 사는 제임스 커닝스(58)와 킴 커닝스(59) 부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는 돈 많은 사람들이나 투자하는 위험한 투기 상품이라고 여겼다. 그런 복잡한 금융상품을 몰라도 은퇴 이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굳게 믿었다. 이들은 확정기여형 기업연금인 401K에 적립된 돈을 미국 주식과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들에 나눠 투자하고 있었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 글로벌 주가가 동반 급락하면서 분산 투자한 펀드들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은행에 돈을 넣어둘 수도 없었다. 현재 이들 부부는 401K 적립금의 20%가량을 대체투자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안정성 중시할수록 대체투자 선호”
미국에서 커닝스 부부와 같은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오를 것 같은 주식만 골라서 투자하는 일반 뮤추얼펀드만으로는 위험을 분산하면서 고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 되면서다.
미국 펀드업계 조사업체인 모닝스타가 개인투자자들의 돈을 운용해주는 투자자문사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가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고객 투자금을 대체투자상품에 전혀 투자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2008년 17%에서 지난해 4%로 줄었다. 투자자문사에 돈을 맡긴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많든 적든 대체투자상품에 돈을 넣어두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투자 자산 간 상관계수(correlation)가 높아진 것과 관련이 깊다. 과거 미국 투자자들은 ‘달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기 위해’ 미국 주식과 신흥국 주식, 그리고 채권 등에 분산 투자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거시경제 흐름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더 이상 분산 투자 효과를 얻지 못했다.
주가 하락기에도 돈을 벌 수 있는 이른바 ‘롱쇼트 헤지펀드’가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도 관심을 끌게 된 건 이런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2007~2009년 S&P500지수와 모건스탠리 신흥국 지수는 각각 55.0%와 63.4% 급락했다. 그러나 롱쇼트 전략을 사용해 리스크를 분산한 헤지펀드들의 평균 손실율은 24.8%에 그쳤다. 모닝스타의 설문조사에서 투자자문사의 75%가 “분산 투자를 위해” 대체투자를 한다고 답한 이유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크리스토퍼 정 이사는 “흔히 헤지펀드 등 대체투자자산은 위험 감수 성향이 높은 투자자들이 선호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정반대”라며 “안정성을 중시하는 은퇴자일수록 대체투자를 필수 투자 자산으로 여긴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는 고객 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11~30%를 헤지펀드 등 대체투자상품에 편입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나도 롱쇼트 투자자”…대체투자 대중화
금융자산이 많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이 헤지펀드 등에 직접 투자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대부분의 헤지펀드들은 적어도 100만달러(약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기관투자가나 고액 자산가들의 돈만 받는다. 최소 투자액도 보통 25만달러에 달한다. 투자금의 2%에 달하는 운용 수수료와 수익금의 20%에 달하는 성공 보수도 개인투자자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게다가 한 번 투자하면 최소 1년 동안 돈이 묶인다. 웬만한 금융 지식 없이는 자신의 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도 알 수 없다.
대체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런 문제를 보완한 하이브리드 상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 ‘대체 뮤추얼펀드(alternative mutual fund)’와 ‘대체 상장지수펀드(alternative ETF)다. 헤지펀드와 같이 공매도(주식을 빌려 주가 하락에 베팅)도 하고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도 투자한다. 그런데도 수수료율이 낮고 무엇보다 투명성이 높다. 특히 하루 단위로도 돈을 넣었다 뺄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큰 인기다.
펀드평가회사 리퍼에 따르면 대체 ETF 수는 지난 5년간 200% 늘어난 195개, 대체 뮤추얼펀드는 135% 늘어난 382개에 이른다. 8000개가 넘는 미국의 전체 펀드 수에 비하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뱅가드 등 전통적인 뮤추얼펀드 업체뿐 아니라 블랙스톤과 같은 사모펀드, 오로라 인베스트먼트와 같은 헤지펀드 업체들도 하이브리드형 펀드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실력 있는 자산운용사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믿고 투자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리퍼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첫째주까지 대체 뮤추얼펀드 및 ETF에 420억달러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전체 유입액 188억달러를 이미 두 배 이상 넘어섰다.
캘리포니아의 자산운용사인 다복스그룹의 마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전형적인 고객들은 전체 투자 자산의 15~20%를 대체투자상품에, 그중 절반 정도를 헤지 전략을 사용하는 대체 뮤추얼펀드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관들, 대체투자가 대세
미국의 연기금, 대학 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체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예일대 등 미국 최고 명문대들은 기부받은 기금의 절반 이상을 대체투자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예일대가 가장 공격적이다. 주식(14%) 채권(4%) 등 전통 투자자산 비중은 28%에 불과하며 사모펀드(35%) 헤지펀드(15%) 부동산(21%) 등 대체투자 비중이 71%에 이른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특별취재팀=팀장 조재길 증권부 차장(호주), 안상미(독일)·황정수(일본)·조귀동(홍콩) 증권부 기자/유창재 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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