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위안 중국유럽공상학원(CEIBS) 교수(사진)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본질적으로 시장의 효율성을 믿지 않고 있고 금융감독기관도 관리를 통해 경제를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금융 개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딩 교수는 “과거에도 5년 안에 금리 자유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며 “더 근본적인 것은 정부가 은행 대출에 대한 간섭과 통제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완전한 금리 자유화를 단행해 국영 기업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딩 교수는 중국 경제 둔화가 결국 부동산 거품을 터뜨려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1990년대에 은행의 악성 부채가 많았지만 당시에는 성장률이 높았고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 가격이 뛰었기 때문에 해결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부채가 더 많아졌는데도 이 두 가지(경제 성장과 부동산 가격 상승)가 모두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많은 기업의 자금이 위축된 상태이고 중산층의 취업난도 심각해지고 있다”며 “성장률이 둔화하면 기업의 이익이 줄고 은행의 악성부채가 늘어나며 부동산 거품도 붕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딩 교수는 “리커창 정부는 중국 금융시스템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 부동산 가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부동산 거품 문제를 처리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딩 교수는 서방에서 리 총리의 경제 정책에 리코노믹스라는 별칭을 붙인 데 대해 “리코노믹스는 엄밀히 말해 리 총리의 경제가 아니라 그가 경제를 진단하는 방식을 의미한다”며 “리 총리가 원자바오 전 총리보다 더 개혁적 성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책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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