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3월부터 모바일에 적용…전국 78개 내부 지도 완성
구글, 美·日 등 13개국…1만개 실내지도 구축
회사원 박희원 씨(32)는 서울 영등포에 있는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에 갈 때마다 길을 헤맨다. 내부 공간 자체가 너무 크다 보니 식당이 어디에 있는지, 커피숍은 또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힘들다는 것. 그는 “자주 가는 곳이 아니다 보니 갈 때마다 헤매게 된다”며 “지난번에는 타임스퀘어까지 여유있게 도착하고도 안에서 길을 잃어 약속시간에 늦은 적도 있다”고 했다.
타임스퀘어, 디큐브시티, 코엑스 등 대형복합쇼핑몰이 늘어나면서 실내에서 길을 안내해주는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절실해지고 있다. 디지털지도와 스마트폰 보편화로 건물 밖에서는 이제 누구나 쉽게 길을 찾을 수 있게 됐지만 건물 안은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앞다퉈 실내지도 기술을 연구하고 있어 조만간 이런 불편 역시 사라질 전망이다.
○네이버·구글 등 앞다퉈 실내지도 도입
NHN은 올 3월부터 모바일 네이버지도에 실내지도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서울시청 지하쇼핑센터, 명동역 지하쇼핑센터, 코엑스, 타임스퀘어, 부산 남포동 지하도상가 등 전국 78개 대형 쇼핑몰과 지하상가의 내부 지도를 구축해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타임스퀘어를 보면 영등포역 지하쇼핑센터에서 타임스퀘어가 어떻게 이어지고, 지하 1층에는 어떤 식당과 가게들이 입주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은 지난해 ‘마이 코엑스’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내놓고 실내지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체 개발한 와이파이 기반 실내위치인식시스템을 이용해 코엑스 내 각종 매장을 안내해준다. 구글은 국내에선 아직 서비스를 내놓지 않았지만 미국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 13개국에서 1만개의 실내지도를 구축해 서비스하고 있다.
○광고·전자상거래·인명구조 등 활용도
IT기업들이 실내지도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사람들의 생활 대부분이 실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조원영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실내지도는 단순히 길을 찾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자상거래, 인명구조 등 모든 것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식당이나 옷가게 등만 해도 대부분 건물 안에 있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것은 지도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만이 아니라 광고주를 유치하는 데 핵심적이다. 구글이 노리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구글지도에 실내지도를 담아 모바일광고를 조기에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인명구조에서도 실내지도는 큰 진전을 가져올 수 있다. 정신을 잃은 사고자가 건물 안에 있을 때 구급대원들이 그를 찾으려면 1층부터 10층까지 올라가며 방문을 하나하나 다 열어봐야 한다. 화재나 뇌졸중같이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정확히 환자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면 생명을 구할 확률은 몇 배 높아질 수 있다.
○정확한 위치 찾기가 관건
하지만 아직까지 실내에서는 이용자의 정확한 위치를 잡아내지 못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게 실내지도 활성화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현재 스마트폰은 위성항법장치(GPS)와 와이파이 신호 등을 통해 이용자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 준다.
가장 중요한 GPS는 실내에서는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GPS 위성이 지상에서 약 2만㎞ 떨어진 높은 상공을 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네이버나 구글 등이 실내지도를 서비스하고 있지만 이용자의 위치를 정확히 지도에 표시해주지 못해 활용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애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 2000만달러를 들여 ‘와이파이슬램’이란 회사를 인수했다. 설립된 지 2년밖에 안된 이 회사는 스마트폰의 각종 센서와 와이파이 신호를 결합해 실내에서 보다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IT전문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와이파이슬램의 기술을 이용하면 실내 위치를 2.5m 오차 범위 내에서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영국에 본사를 둔 CSR을 3억1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 회사도 스마트폰의 센서로 실내 위치를 측정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보잉은 66개의 이리듐 위성으로 실내 위치를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리듐 위성은 GPS 위성보다 훨씬 낮은 고도 781㎞를 돌고 있어 실내에서도 위성 신호를 수신할 수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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