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게임 1년] "손 안의 오락실, 게임 유행시켰다"

입력 2013-07-23 00:08   수정 2013-07-23 18:00

<p>'카카오톡 1년요? 비게이머를 게이머로 만들었지요...'</p> <p>카카오톡 게임하기가 7월 30일에 1주년을 맞이했다. 카카오톡은 지난 1년 동안 한국 스마트폰 게임업계에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게임업계에서 카카오톡이 차지하고 있는 묵직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정희철 모비클 대표 그리고 유충길 핀콘 대표와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정희철 모비클 대표
먼저 만난 정희철 대표는 카카오톡 게임하기 초반부터 지금까지 카카오톡에 총 7개의 게임을 입점하며 함께 걸어왔다. 특히 피처폰 시절부터 잔뼈가 굵은 모바일게임사 대표로 카카오톡 게임하기와 피처폰 시대를 비교했다.</p> <p>유충길 대표의 경우 PC 온라인 업계에서 모바일로 넘어와 카카오톡과 첫 번째 모바일 작품 '헬로히어로'로 첫 발걸음을 뗐다. 게임 런칭 6일만에 iOS부문 1위를 기록하며 모바일 게임에서 기분 좋은 출발을 카톡과 함께 할 수 있었다.
▲ 유충길 핀콘 대표
이들 모두 이전부터 게임업계에 몸담아왔고, 현재 스마트폰 게임업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인사 중 하나다. 인터뷰는 각자 진행되었지만 '같은 질문'을 던져 '따로 또 같이'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조명할 수 있는 기회였다.</p> <p>■ '카카오톡은 게임을 유행시켰다' </p> <p>누군가 기자에게 지난 1년간 이루어낸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뱃살이 찌고, 얼굴이 늙었으며, 일주일에 치킨을 먹는 빈도수가 많이 늘었다'라는 소소한 답을 할 수도 있지만,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게임톡에 입사해서 기사를 422개째 쓰고 있는 것'이다.</p> <p>카카오톡 역시 마찬가지다. 1여년의 시간동안 카카오톡은 다양한 장르의 수많은 게임을 출시하고, 많은 사용자를 이끌어냈다. 그렇다면 이 중 정 대표와 유 대표가 말하는 카카오톡 게임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p> <p>정 대표와 이 대표는 '비게이머를 게이머로 만든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특히 유 대표는 '카카오톡은 게임을 '유행'시켰다. 게이머와 비게이머의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매우 다르다. 비게이머의 경우 게임의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 게임을 대중화시키는데 카카오톡의 힘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p> <p>그렇다면 이들은 카톡 게임이 이런 '대유행'을 예상했을까? 정 대표는 '예상했다. 카카오톡은 절대적인 한국의 대표 SNS 메신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런 소셜과 게임의 결합이 생소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게임에 SNS를 붙일 것인지에 대해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눈치를 보는 상황이었다'고 이야기했다.</p> <p>앱랭커에 따르면 실제로 카카오톡은 2013년 7월 22일 설치율이 99.32%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보여준다. 실행률 또한 91.3%이다. 하루 평균 35.4회 실행한다. 실행 시간은 평균 31분 44초이다. 따라서 절대적인 대표 메신저라고 할 수 있다.
▲ 앱랭커에 따른 어플 랭킹 순위
유 대표 역시 '물론 성공할 것이란 사실을 예상했다. 신문을 보던 중 우연히 카카오톡에서 게임하기를 도입한다는 사실을 알고 무릎을 쳤다. '이거다' 생각했다. 실제로 '헬로히어로'는 카카오톡을 위해 만든 게임이다'고 전했다.</p> <p>만약 카카오톡이 없었다면? 정 대표는 '게임을 즐기는 연령층은 아마 20대로 이어지고, 소셜보다는 게임성을 부각한 게임들이 많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게임 시장도 물론 현재의 절반에 불과했을 것이다'고 진단했다.</p> <p>유 대표는 '스마트폰 기기들이 계속해서 좋아지기 때문에 게임 역시 계속 발전했을 것이라 생각하긴 한다. 하지만 기존에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을 기반으로 하는 조금 더 복잡한 게임성을 가진 게임을 중심으로 발전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비슷한 의견을 전했다.</p> <p>즉, 카카오톡이 없는 스마트폰 게임업계는 마이클 잭슨이 나오기 이전의 팝 뮤직이며, 가브리엘 샤넬이 없는 패션업계라고 할 수 있다.</p> <p>■ '친구와 경쟁 재미, 카카오톡 랭킹은 오락실' </p> <p>그렇다면 카카오톡이 게임과 함께 성장하며 만든 새로운 스마트폰 게임의 요소인 '소셜의 힘'은 얼마나 셀까?</p> <p>사실 소셜과 게임의 만남은 카카오톡이 처음 시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전 세계적인 SNS 페이스북에서도 게임과 소셜의 조합이 이전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페이스북의 소셜이 슬로푸드라면 카카오톡의 소셜은 패스트푸드다'고 이야기한다.
▲페이스북 게임 '캔디크러시사가'(위)-넷마블 '모두의 마블 for Kakao'
'페이스북의 경우 게임 속 소셜이 공격적인 형태가 아니다. 페이스북은 친구가 게임에서 요청을 보내도 바로바로 확인하지 못한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바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이 3번 요청하는 시스템이라면, 카카오톡은 30번은 요청을 해야 한다. 따라서 훨씬 공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p> <p>덧붙여 '카카오톡 안의 소셜은 랭킹에서 오는 경쟁 심리를 가장 잘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예전에 오락실에서 게임을 할 때, 단순히 게임 속에서 모르는 사람과 경쟁하는 것보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의 화면을 힐끔힐끔 보면서 경쟁하는 맛이 있었다. 카카오톡 게임은 그런 의미에서 스마트폰 안에 오락실을 만들었다. 카카오톡 속의 랭킹은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고 이야기했다.</p> <p>유 대표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PC 온라인에서 사람들은 불특정다수와의 경쟁에서 불편함과 식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카카오톡을 통해 지인과 경쟁을 하며 큰 재미를 느낀다'며 카카오톡 속 소셜의 기능에 대해 이야기했다.</p> <p>■ '게임 퇴짜 맞는 것까지 피처폰 시절과 유사' </p> <p>현재 스마트폰 게임은 '카카오톡'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있다. 앱랭커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순위권에 오른 1위부터 10위까지의 한두 개의 게임을 제외하고 모두 카카오톡 게임이라는 것에서도 짐작 가능하다.</p> <p>그렇다면 이런 하나의 거대한 흐름이 주도하는 현상은 스마트폰에서만 있었던 일일까? 이에 정 대표와 유 대표는 모두 고개를 젓는다. '베네치아스토리', '카오스베인SE' 등 카카오톡 초기에 입점을 하면서 누구보다 사정을 잘 아는 정 대표는 '피처폰 시절 역시 이와 비슷했다. 카카오톡과 이야기를 할 때면 피처폰 시절 통신사와 게임에 관해 협의를 할 때가 생각나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게임이 퇴짜(?)맞는 상황도 비슷하다. 피처폰 때도 게임 제안서를 제출하면 통신사에서 '이런 이유 때문에 게임을 런칭할 수 없다'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것을 고쳐간다고 해도 꼭 게임이 통과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카카오톡과 게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런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고 있었다'고 호탕하게 털어놓았다.</p> <p>'헬로히어로'라는 귀엽게 묵직한 RPG 장르로 가벼운 게임만이 있던 카카오톡 게임에 변화를 불어일으킨 유 대표 역시 온라인 게임 시장과 비슷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전 모바일 게임은 주로 혼자 게임성 자체를 즐기는 종류가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과 같이 소셜과 이벤트 등의 서비스가 중요한 시대에 이르렀다. 온라인 게임 역시 이와 비슷한 수순을 밟아왔기 때문에 새로운 흐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p> <p>하지만 그는 '게이머'와 '비게이머'라는 다른 기반의 유저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유저들이 게임을 위해 심지어는 군대를 미루면서까지 기다려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 유저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업데이트를 하는 도중 오류가 나서 시간이 걸리면 금방 지워버린다'며 덧붙였다.</p> <p>■ '카카오톡은 미드코어로 진화....멈추지 않을 것' </p> <p>오늘 1등을 달리던 게임이 한 주 만에 순위권으로 밀려나고, 며칠 전만 해도 이름조차 몰랐던 게임이 최고매출 1위를 찍는 그야말로 스마트폰 게임업계는 요지경속이다. 하지만 이런 혼돈과 카오스 속에서 두 대표는 '카카오톡은 계속 빛날 것'이라 한 목소리로 말했다.</p> <p>정 대표는 '당분간 카카오톡은 거대한 흐름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저들이 이제 카카오톡 게임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톡 게임 장르의 변화는 생기지 않을까 예상한다. 캐주얼 게임도 물론 계속해서 나오겠지만 미드코어 게임이 조금 더 비중있게 나오며 서로 공존하는 상태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p> <p>유 대표 역시 '현재 스마트폰 유저는 비게이머를 기반으로 시작한 만큼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적었다. 하지만 카카오톡 게임으로 게임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점점 더 게임성을 갖춘 미드코어 장르가 시장에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계속 빛나기 위해서는 활활 타오를 마른 장작이 필요하다. 유 대표는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들에게 '카카오 게임은 유저들에게 식상해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대중들로부터 계속 채택되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속 새로움을 주면서 유저들이 정착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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