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 Stay] 강원 오미마을, 손두부 만들고 짚공예…산골 자연 '만끽'

입력 2013-07-23 15:30  


오미마을은 자연이 만든 순박한 맛의 고향 같은 곳이다. 토종꿀의 단맛, 곰취와 씀바귀의 쓴맛, 머루의 신맛, 쌀과 들기름의 구수한맛, 태양초 고추의 매운맛 등 마을 특산물에서 다섯 가지 맛을 골고루 낸다고 해 오미(五味)라는 이름이 생겼다. 오미리의 맑은 공기, 깨끗한 물 등이 어우러져 한국 전통의 맛을 지켜내고 있다.

○친환경 농법으로 유명한 쌀

강원 양구군의 오미마을은 고구려의 삼현현, 고려의 방산현, 조선의 양구군 지역으로 유서가 깊은 곳이다. 광복 직후 북한의 통치를 받다가 한국전쟁 때 수복됐다. 양구군 방산면에서 평화의 댐 쪽으로 승용차를 타고 가다보면 도로 양쪽으로 오미마을이 보인다. 수입천 양쪽으로 우뚝 서 있는 산자락 아래에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 마을은 특히 쌀이 유명하다. 마을사람 대부분이 오리농법, 키토산농법 등 친환경 농법으로 쌀을 생산하고 있다. 전국 쌀 품평회에서 여러 차례 1등을 차지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청와대에 납품됐다. 밥을 지을 때 나는 구수한 밥냄새가 일품이다. 이외에 토종꿀, 태양초 고추, 태양초 고추로 담근 김치, 곰취, 씀바귀, 산딸기, 오디, 머루 등도 인기 있는 특산물이다.

○아늑한 자연경관도 일품

자연 경관으로는 송서울계곡이 많이 알려져 있다. 각종 야생화 군락지와 야생동물 서식지가 있고 버들치, 갈겨니, 가재, 개구리, 날도래 등 수서 생물과 멧돼지, 노루, 고라니, 멧토끼 등도 만날 수 있다. 습지, 건조지 등도 있으며 봄이면 야생화가 만발하고 여름이면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글 수 있다.

가을이면 숲속에서 나무와 함께 단풍을 보며 걷고, 겨울이면 산짐승의 발자국을 찾으며 산골의 푸근한 계절을 만끽할 수 있다. 계곡 맨 위쪽에는 화전민 터와 소리고개가 있다.

소리고개는 과거 화전민들이 아랫마을 사람들에게 소리로 연락했던 것에서 연유한다. 파서탕(波曙湯)은 수입천이 파로호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부분을 이루는 곳으로 수입천 트레킹 코스의 종점이기도 하다. 파서탕이라는 이름 그대로 여름에 무더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다.

파서탕 주변의 옻물 약수도 유명하다. 또 오미마을 남밭의 수입천 휴양지에서는 봄에 고운 물철쭉이 수를 놓은 듯 피어있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도 꺽지, 세리, 탱가리, 뚝지, 메기 등의 민물고기가 풍부해 가족과 함께 낚시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도중곡도 깨끗한 물과 조용한 골짜기로 유명한 곳으로 지금은 희귀동물이 돼 버린 여우를 관찰할 수 있다. 하늘 아래 첫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천미리의 천미계곡 등 인근 관광지도 평소 가족단위 관광객이 자주 찾는다.

방산면 장평리의 방산자기박물관도 명소다. 최초 고려시대 백자가마터가 발견된 곳에 세워졌다. 도자기 생산지로서 양구 방산면은 고려시대부터 주목받는 곳이었다. 조선시대에는 경기 광주 분원에 원료를 공급하며 광주 분원의 도자기 기술과 조형미가 이식됐다.

방산면 장평리 일대에는 5000평 규모의 도자기 가마터가 복원돼 있다. 고려시대 백자 전통문화체험관, 멀티미디어 사이버 체험관 등에서 다양한 도자기 관람이 가능하다. 평화의 댐, 선사박물관, 군립박수근미술관 등도 가볼 만한 곳이다.

○체계적인 농촌체험 프로그램

오미마을은 2005년 농촌테마마을로 지정된 이후 2007년 산촌생태우수마을로 선정돼 산촌생태관을 건립하고 각종 도시민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축적된 체험프로그램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연탐방 및 전설찾기, 짚공예, 연잎밥 만들기, 곰취따기, 장뇌삼 찾기, 움막 지내기, 전통가마솥 밥짓기, 친환경쌀겨 비누만들기 등 계절별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여느 시골 마을에서도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모내기, 물놀이, 옥수수따기, 가을걷이 등도 즐길 수 있다. 특히 파릇파릇한 곰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따보고 맛도 볼 수 있는 곰취 체험, 맷돌로 콩을 갈아 가마솥을 이용해 옛날 방식의 두부를 만드는 손두부 만들기 체험이 인기다.

또 오미마을 특유의 우렁이 농법을 통해 모를 심으면서 우렁이와 개구리를 관찰할 수 있는 모내기 체험, 마을 어르신들이 함께 짚신을 만드는 짚공예 체험, 감자 옥수수 벼 등을 제철에 직접 수확하고 맛도 보는 추수체험 등도 놓치기 아깝다.

체험을 위한 각종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폐교된 방산초교 오미분교를 구입해 1층은 숙소로 리모델링하고, 2층은 체험장과 마을정보센터를 구축해 체험학교로 만들었다. 최대 100명의 체험객을 수용할 수 있다.

찾아가는 길

강원 양구군 방산면 오미리가 정확한 행정구역이다.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남양주톨게이트와 동산톨게이트를 지난다. 중앙고속도로 춘천분기점에서 춘양로를 따라 배후터미널로 진입하고 송청삼거리, 금강삼로를 지나 평화로를 따라 13.9㎞ 정도 가면 도착한다. 홈페이지(http://omi.invil.org)를 방문하거나 전화(011-9185-6403)로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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