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때마다 '잭팟'…주목받는 대니얼 롭

입력 2013-07-23 17:38   수정 2013-07-24 01:39

야후 CEO 교체한 헤지펀드
수익 두배 이상 남기고 떠나
최근 소니 지분 투자 '눈길'



운용 규모가 130억달러에 이르는 헤지펀드 서드포인트의 대니얼 롭 대표(사진)가 잇따른 성공으로 월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넷 포털 야후가 22일(현지시간) 서드포인트가 보유한 자사 지분 4000만주를 12억달러에 되사들인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주당 29.11달러로 롭이 2008년 주식 매입 당시의 평균 매입가(13.50달러)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롭은 최근 연이어 ‘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올 1월에는 다른 유명 헤지펀드 빌 애크먼의 공매도 공세로 주가가 급락한 건겅보조식품업체 허벌라이프의 주식 3억5000만달러어치를 사들여 주목을 끌었다. 주당 20달러 후반에 사들인 허벌라이프 주가가 이날 59.39달러까지 오르며 롭은 100%에 가까운 평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주식뿐만 아니다. 작년 여름에는 부도 위기에 놓였던 그리스 국채에 과감히 베팅해 5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롭은 보기 드문 ‘복합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 투자자”라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올해 주요 헤지펀드 매니저 40명 중 한 명으로 롭을 선정하기도 했다.

‘행동주의’라는 투자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리더십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기반해 회사 경영방침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경영진을 갈아치우기도 한다. 지난해 5월 스콧 마이어를 야후 최고경영자(CEO)에서 밀어내고 머리사 메이어를 앉힌 것도 그의 작품이다. 롭은 중요한 이슈가 터질 때마다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메일을 대중에 공개해 파급력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1월 애크먼의 공격에 맞서 허벌라이프를 도울 때도 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적극 홍보했다.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성장한 롭은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씨티은행 등을 두루 거치며 각종 자산에 대한 투자기법을 배웠다. 1995년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빌린 330만달러로 서드포인트를 창업했다.

그는 최근 소니 지분 보유율을 9.4%까지 높이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음악과 영화 부문을 떼 따로 기업공개(IPO)해 회사 가치를 높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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