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침 나온 후 첫 인사
한국가스공사 새 사장에 장석효 전 가스공사 자원사업본부장(56·사진)이 선임됐다. 내부 출신이 가스공사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것은 공사 창립 30년 만에 처음이다.
가스공사는 23일 경기도 분당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 5월 퇴임한 주강수 전 사장 후임으로 장 전 본부장을 제14대 사장에 선임했다. 장 신임 사장은 중동고와 인하대를 나와 1983년 가스공사 공채 1기로 입사했다. 미국 미네소타대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가스공사에서 수급계획부장, 자원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1년 1월 가스공사를 퇴사한 뒤 통영예선 대표이사를 지냈다.
장 신임 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사 내부 출신으로 처음 CEO에 오른 만큼 개인적으로 영광스러우면서도 책임감을 막중하게 느끼고 있다”며 “정부·국회와 정책을 조율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중점을 둘 업무로는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내실화를 통한 부채 관리를 꼽았다. 그는 “부채비율(390%)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재무적 측면에서 투자 여력이 많지 않다”며 “이제는 투자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관리해 체질을 강화해야 하는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독점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가스공사의 설립 목적은 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국민 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가스공사가 국민 연료 공급자로서 대과 없이 지나온 것을 감안하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의 가스 수급 균형 측면에서 공기업의 기능이 필요한 면이 있다”며 “정부 정책과 공사의 이익 모두에 반하지 않는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가스공사 사장 선임은 공공기관장 후보 검증을 원점에서 엄격히 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정해진 뒤 나온 사실상 첫 번째 인사다. 사장 공모에는 총 8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회사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후보 중 장 신임 사장과 김정관 전 산업통상자원부(옛 지식경제부) 2차관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에 따라 사장 선임은 당초 지난달 25일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었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두 차례나 연기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가스공사 주주인 정부(26.86%), 한국전력공사(24.46%) 및 서울특별시(3.99%)를 포함해 13개 지방자치단체(9.5%)와 일반 주주들이 의결에 참여했다. 장 신임 사장은 이르면 25일 대통령 임명을 거쳐 취임할 예정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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