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바닥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채권만으로 고객들의 기대 수익을 맞추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초과 수익을 내려면 글로벌 투자를 확대하는 방법밖에 없지요.”
독일 프랑크푸르트 피델리티자산운용 사무실에서 만난 안드레아스 페이든 개인투자영업 대표(사진)는 “지난 3년간 제로금리가 계속되면서 독일 투자자들이 전 세계로 투자처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피델리티는 독일 내 자산운용업계에서 ‘톱10’에 드는 글로벌 운용사다.
페이든 대표는 “3년 전만 해도 독일 투자자들은 대부분 국채나 정기예금만으로도 연 4% 수준의 금리를 챙길 수 있었다”며 “하지만 금리가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하면서 안전자산에 의존하던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독일 투자자들은 유럽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DAX 증시가 2011년 9월 저점을 찍은 후 이달 23일까지 60% 넘게 올랐는데도 개인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밑돌 정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투자자산, 투자지역이 점차 폭넓게 다변화되고 있다.
페이든 대표는 “피델리티펀드 투자자들을 분석해보니 채권과 주식에 나눠담는 혼합형 상품이 전체의 50%에 달했다”며 “주식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주류를 이루는 게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배당수익을 염두에 둔 ‘피델리티유러피안성장펀드’와 ‘피델리티 배당펀드’ ‘피델리티글로벌스트레티직채권펀드’ 등이 인기다.
페이든 대표는 글로벌 펀드 수익률에 대한 만족도가 비교적 높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펀드 수익률은 지난 3년간 연평균 3.5%(혼합형)~5%(주식형) 수준이다. 투자기간을 넓게 잡아 6년간의 평균 수익률을 살펴보면 각각 3%(채권형), 4.5%(혼합형), 8%(주식형) 등이다.
페이든 대표는 “고객들의 기대 수익을 맞추기 위해 라틴아메리카와 중국, 아시아 등 신흥국 비중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피델리티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독일 채권 비중은 6%에 불과하다. 신흥국 채권 비중이 30%로 5배가량 높다.
프랑크푸르트=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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