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불황 탈출을 위해 경쟁적으로 이색 아이디어를 내놓고 잇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 종로지점은 퇴근족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폐점시간을 늦췄다. 지난주부터 주 2회 오후 8시까지 '야간 투자상담 코너'를 열어 고객들에게 투자 상담을 하고 있다. 증권사 영업지점은 보통 오후 6시 전에 문을 닫는다.
하이투자증권은 본업에서 한 발짝 나아가 세무 컨설팅까지 제공하고 있다.
절세로 똑똑한 제테크를 원하는 고객들이 있을 경우 제휴 세무법인의 세무사가 영업점으로 출장 나가 상담을 해준다. 세무 상담을 받은 고객은 지난 5월부터 250명에 달한다. 종합소득세 신고 대행 업무도 고객들의 선호하는 서비스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강릉지점은 주유소와 손을 잡았다.
하루 고객이 600~700명이 넘는 인근 주유소들과 제휴를 맺고 물티슈 등 사은품을 제공하고 있다. 주유소 내에 홍보 현수막을걸었다.
경포대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여름 휴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한 판촉물이지만 증권사 로고가 박힌 주유소 사은품이 기대 이상으로 홍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전윤정 한국투자증권 강릉지점장은 "10명도 채 되지 않는 적은 인력으로 효율적인 마케팅을 하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 라며 "연금저축 등 은퇴설계을 위한 상품과 관련된 문의가 가장 많"고 말했다.
금융업계가 불황의 직격탄을 맞기 전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은 다양한 행사와 '통 근' 서비스를 실시했다.하지만 거래대금이 내리막 길을 걷고 증권사의 수익이 줄어들자 광고, 마케팅 활동이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지출한 광고비는 2443억 원으로 전년보다 17.7% 줄었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손발 다 짤리고 몸통 하나로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증권사 영업지점 직원은 "증권업황이 좋지 않아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증권사는 희망을 파는 일을 하는 곳" 이라며 "업무 환경에 활기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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