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흙탕 싸움에 중독된 한국 정치, 누가 바로잡을 것인가

입력 2013-07-25 17:36   수정 2013-07-26 02:28

한국 정치는 언제쯤 타협과 협상을 통해 합의를 모아가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것인가. 막무가내 포퓰리즘은 물론이고, 저질 분쟁과 골목대장 노릇과 어깨 힘주는 완장증후군에 목숨을 걸지 않고는 하루가 저물지 않는 진흙탕 개싸움판이다. 끊임없이 국력을 소모시키는 정치권의 갈등 중독증에 국민은 이제 분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 있었던 진실을 둘러싼 공방은 정치적 분탕질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최근의 사례다. 작년 대선 때부터 말 같지도 않은 저질 논박을 이어온 지 벌써 몇 개월째인가. 대화록 전문이 훤히 드러난 다음에조차 NLL 포기가 아니라고 생떼만 쓰면 되고, 회담 원본이 황당무계하게도 사라진 상황에서도 부인과 발뺌만 거듭하는 사기한들의 말장난질이 되풀이되고 있다.

NLL 갈등은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극히 부적절한 정상회담으로 사실상 결론이 난 문제다. 그것을 시인하지 않겠다는 것 때문에 이처럼 치졸한 언어의 유희가 반복되고 있다. 진지하게 사과하면 그만인 일을 정략으로 접근하고 목숨을 거는 데서 정치판은 개와 닭의 싸움판처럼 바뀌어가는 것이다. 물론 대화록 원본 실종은 검찰 수사로 경위를 밝히고 그에 따른 법적 처리를 하면 그만이다.

지금 한국 정치가 보여주고 있는 갈등 양상은 그동안 한국 정치발전을 칭송하던 온갖 아름다운 단어들을 모욕하며, 민주화의 성과를 부인케 하는 한국 민주주의의 불시착이요 오발탄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족하다. 입법은 보편적 법치의 원칙 없이 오로지 방망이만 두드리면 된다는 포퓰리즘의 극단이며, 개개인 국회의원들은 헌법기관임을 내세워 특권과 오만함이 극단에 이른 그런 상황이다. 이는 의회가 입법부가 아니라 3류 정치집단에 불과하다는 고백에 다름 아니며 국민의 자유 일부를 양도해 설립한 입법기관의 존엄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정치 과잉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 정치를 이대로 두고는 결코 선진사회가 될 수 없다. 누가 그것을 부수어 고칠 것인가 하는 문제만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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