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인도 등 침체 우려에 외화 유출 가속도
제조업 약해 물가 인상·경상수지 적자 심화
“거대한 침체.”(이코노미스트)
“신흥국 성장 스토리는 끝났다.”(파이낸셜타임스)
영국의 대표적인 경제 주간·일간지가 28일 나란히 신흥국 성장 신화의 종말을 예고했다. 2008년 이후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터키,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이 더 이상 예전 같은 빠른 성장을 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푼 값싼 돈을 이용해 신흥국들은 최근 4~5년간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중국의 급속한 성장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도 자원부국인 브라질, 인도 등 다른 거대 신흥국의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출구전략 계획을 발표하고,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면서 그간 감춰져 있던 신흥국 경제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1~2년 내 인도 등 주요 신흥국들이 외환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거품 꺼지는 신흥국 경제
2008년 이후 선진국들이 각종 통화·재정정책으로 푼 돈은 높은 수익률을 찾아 신흥국으로 몰려들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8~2012년 브라질과 인도의 연평균 외채 증가율은 각각 13.8%, 13.1%였다. 같은 기간 한국은 6.8%였다. 이들 국가는 한국의 두 배 속도로 외화를 흡수해온 것이다. 외화가 들어오면서 자국 통화가치가 높아졌다. 덕분에 원자재를 싸게 수입했고 경제호황이 뒤따랐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신흥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 38%에서 올해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국의 많은 빈민층이 중산층이 되면서 이들이 앞으로 선진국의 소비시장이 될 것이란 낙관론도 퍼졌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2009년 18억명이었던 세계 중산층이 2030년 49억명까지 늘어나고 이 중 신흥국이 40억명을 차지하며 경제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신흥국들은 호황을 누리면서 필요한 구조개혁은 제대로 하지 않았다. 벌어들인 돈으로 국민들에게 선심만 썼다. 브라질의 임금상승률은 2년 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전년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책정된다. 경기 호황→물가 상승→임금 인상→물가 상승의 악순환이 이어진다. 인도도 마찬가지다. 2004년 GDP의 1.6%였던 빈민층 보조금은 지난해 2.5%로 늘었다. 만모한 싱 총리가 약속한 시장개방이 번번이 무산되고 제조업 발전이 늦어지면서 여전히 국민의 절반 이상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요원한 개혁
제조업이 약한 산업구조는 대외 영향력에 취약하다. 특히 Fed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계획 발표로 외화가 빠져나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외화가 빠져나가면 통화가치가 떨어져 수입물가가 올라간다. 제조업이 취약해 대부분의 생활필수품을 수입해 쓰는 브라질, 인도 등의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간 늘어난 중산층은 이전보다 더 많은 생필품을 소비한다. 결국 물가가 뛰고 경상수지 적자가 심해진다. 2012년 인도와 브라질의 경상수지 적자는 각각 GDP의 6.7%, 4.5%다. 7월 물가상승률은 각각 6.7%, 4.86%(연율 기준)다. 최근 이들 국가에서 일어난 전국적 소요도 물가 상승과 무관치 않다.
문제는 대응할 정책적 수단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브라질 등 많은 신흥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높아진 기준금리는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게다가 경제가 불안하다는 전망이 퍼지면서 외화유출은 오히려 더 빨라지고 있다. 인도에선 7월 들어서만 30억달러가 넘는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가빈 바클레이즈 신흥국 담당 애널리스트는 “가까운 장래에 신흥국 시장이 개선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경제구조 개혁도 요원하다. 인도는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눈치보기에만 급급한 상태다. 인도와 브라질 모두 지방자치가 강해 중국처럼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경제개혁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 중진국의 함정
신흥 개발도상국이 경제 발전 초기에는 순조롭게 성장하다가 중진국 수준에 와서는 성장이 장기간 둔화·정체하는 현상. 경제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오르고, 지역·소득 간 격차 확대로 사회갈등이 불거지고 복지 욕구가 커진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이전의 고도성장을 계속하기 어려워진다.
남윤선/박병종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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