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운명 北으로…회담 거부 땐 폐쇄 수순

입력 2013-07-28 17:28   수정 2013-07-29 02:52

정부, 北에 '최후통첩'

"무작정 기다리기 힘들어… "
의약품 등 지원사업은 승인



정부가 28일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최후통첩’ 성격의 성명을 발표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발표한 성명은 두 가지 성격을 띠고 있다. 우선 개성공단에 대한 ‘마지막 회담’을 하자고 북한에 촉구했다.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중대 결단’을 하겠다고 했다. ‘중대 결단’은 공단 폐쇄까지 염두에 둔 것이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논의하던 당국 간 실무회담이 결렬되고 정부가 ‘중대 결단’을 언급한 상황에서 개성공단의 운명을 결정지을 공은 다시 한번 북한으로 넘어갔다.

◆폐쇄 장기화 따른 부담 커

류 장관은 성명을 통해 “마지막으로 개성공단에 대해 논의할 회담을 제안한다”며 북한의 답변을 촉구했다. 류 장관은 ‘중대 결단’ 배경으로 우리 기업들의 더 큰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이 완전 폐쇄도 아니고, 가동이 되는 것도 아닌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을 마냥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마지막 회담 제의 배경에 대해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고 무작정 기다리기가 어렵다”며 “지난 26일 입주기업들을 만났고,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점증되고 있고 북한의 (회담 제의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은 여섯 차례에 걸쳐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을 벌였다. 하지만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로 공단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안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양측은 후속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회담 결렬에 대한 책임공방을 벌였다. 북한이 개성공단 사태 재발 방지에 대해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이대로 공단이 폐쇄된다면 정부 역시 적잖은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정부 당국자는 “개성공단이 발전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는 비전이 있고,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가동이 중단하는 상황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은 분명하다”면서도 “입주기업의 물질적, 정신적 피해가 가중되고 이에 대한 국민적 우려도 점증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변화를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통일부 장관 성명의 형식을 취해 제의에 무게감을 더했다.

류 장관은 이번에 제의한 회담의 격(格) 문제와 관련, “기존에 남북간 해왔던 회담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여섯 차례 열린 실무회담과 같은 성격의 회담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7차 실무회담’이라고 못박지 않았다. 북한의 답변에 따라 회담의 격과 형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가 ‘중대 결단’을 재차 언급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나섬에 따라 북한의 반응에 개성공단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북한이 회담에 응하지 않으면 공단은 폐쇄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인도적 지원은 계속

정부는 대화 제의와 함께 인도적 지원 카드도 내놨다. 정부는 29일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푸른나무 등 5개 국내 민간단체의 북한 내 영·유아 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 사업을 승인할 예정이다. 특히 유엔아동기구(UNICEF)를 통한 백신확장 프로그램과 영양결핍 치료 및 예방사업도 승인할 방침이다. 북한이 보다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도록 하기 위한 유화 제스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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